[조추첨] 한국, 카타르와 ‘그림자 전쟁’ 치르나…부담백배
입력 : 2012.03.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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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대한민국이 브라질로 가는 길에 가장 부담스러운 팀을 만났다. 2022년 FIFA 월드컵 개최국으로 결정된 카타르와 함께 최종예선 A조에 속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 수 위지만 정치적 상황이 카타르에 유리하다.

카타르는 차기 대회 개최국이다.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정몽준 회장의 연임을 가로막았던 것도 중동 세력이다. 요르단 왕자 프린스 알리가 자리를 빼앗았다. 현재 아시아 축구계의 세력 경쟁은 중동으로 기울고 있다. 카타르는 그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정치력을 자랑하는 나라다. 보이지 않는 손이 카타르의 사상 첫 본선 진출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2년 월드컵 개최 확정 당시부터 논란은 적지 않았다. 한국, 미국, 호주, 일본 등을 제치고 개최권을 얻었지만 역사상 단 한 차례도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이라는 점에서 당위성을 주장하기 어려웠다.

2002년 월드컵 개최 경쟁에서 일본이 한국에 뒤쳐졌던 이유도 본선 출전 경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 꾸준히 출전하며 아시아 축구의 대표자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놓은 바 있다. 일본은 2002년 월드컵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기 앞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무임승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카타르 역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돌파로 명문을 얻으려 할 것이다. 아시안컵 우승 경력조차 없는 카타르에게 2022년 대회 개최에 앞선 본선 경험은 카타르 축구계가 절실히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2012 런던 올림픽 예선전 과정에서도 연이은 몰수승으로 중동세에 대한 어드밴티지 논란이 있었다. 이번 월드컵 최종 예선전에서도 카타르에 대한 판정 및 경기 외적 도움, 이른 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림자 전쟁’이 아니라도 카타르는 위협적인 상대다. 카타르는 21세기 축구계에서 가장 ‘큰 손’이다. 오일 머니를 앞세워 축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망, 스페인 라리가의 말라가 등이 카타르 왕가에 인수되며 막대한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선전하고 있다.

해외 리그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자국 축구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전북 현대 모터스를 우승 문턱에서 좌절시켰던 것도 카타르 챔피언 알 사드였다. 현재 카타르 대표팀에는 세바스티안 소리아(우루과이), 파비우 세자르(브라질) 등 남미 출신 귀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최종예선에 맞춰 추가적인 귀화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카타르 대표팀의 지휘봉은 브라질의 명장 파울루 아우토리가 잡고 있다. 올해 새로 카타르 감독으로 부임한 아우토리는 1995년 보타포구의 브라질 전국리그 우승, 2005년 상파울루의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을 이루며 명성을 쌓았다. 2006년에 가시마 앤틀러스 감독으로 동아시아 축구에 적응력을 갖췄다. 2011년에 알라이안 감독으로 일찌감치 카타르 축구 파악도 마쳤다.

한국은 카타르와 역대 전적에서 2승 2무 1패로 근소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2경기는 모두 비겼다. 결코 녹록치 않은 상대다. 2승을 올린 것은 1980년대의 일이다.

게다가 원정길도 멀다. 인천공항에서 카타르 수도 도하까지 거리가 무려 7,116km다. 비행시간만 9시간이다. 도하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에게 기적의 본선행을 안겨준 행운의 땅이다. 하지만 이제 도하는 한국 축구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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