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수원] 수원의 '불청객' 심술에 희생된 인천
입력 : 2012.03.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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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인천] 수원이 집들이 불청객 면모를 다시 한번 뽐냈다. 대구, 제주에 이어 이번 심술의 희생양은 인천이었다.

11일 새로 문을 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첫 손님은 수원이었다. 이날 경기를 치른 집주인 인천의 각오는 남달랐다. 시즌 개막전 패전의 분위기를 쇄신해야 했다. 개장 경기에 쏠린 인천 축구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화끈한 승리가 필요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매표소 앞에는 길다란 행렬이 만들어지며 인천 구단 측을 들뜨게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경기장 안팎에서 수원이 불청객 역할을 120% 해냈다. 수원의 서포터즈 그랑블루가 첫 신호탄을 날렸다. 역사적 개장을 알리는 주심의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수원의 원정응원석에선 일명 ‘휴지폭탄’이 경기장 안으로 일제히 날아들어 장관을 펼쳤다. 하지만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자랑거리인 ‘관중석과 그라운드간 가까운 거리’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인천 측 골대 옆 부분을 하얗게 뒤덮은 휴지다발을 정리하기 위해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중단되어야 했다.

그랑블루의 짓궂은 장난에 수원 선수단이 멋지게 화답했다. 전후반 한 골씩 터트린 수원은 인천을 2-0으로 완파하고 개막 2연승을 내달렸다. 더군다나 두 골 모두 인천 출신의 라돈치치의 작품이었다. 성남으로 이적한 뒤 “인천에는 야구팀만 있다”는 발언으로 인천 팬들을 도발한 장본인이었다. 올 시즌 수원으로 이적한 라돈치치는 친정팀 인천을 상대로 자신의 수원 데뷔 1, 2호 골을 터트리는 악연을 이어갔다.

수원의 불청객 전통은 2003년 시작되었다. K리그 첫 경기를 가지는 대구 원정에서 수원은 후반 45분 극적인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2006년 새 연고지 개막전에서도 수원은 제주에 0-0 무승부로 잔칫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수원식 ‘심통’은 6년만에 인천에서 재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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