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북] 석패한 유상철 감독, “2002월드컵 DVD로 특훈했다”
입력 : 2012.03.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한준 기자= 유상철 감독이 거스 히딩크의 유산을 완벽하게 이어받았다. 유 감독이 이끄는 대전시티즌은 2012시즌 개막과 함께 2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경남 원정 완패와 이날 전북과의 홈 개막전 패배의 내용은 대조적이었다. 유 감독은 일주일 만에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며 지도자로써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대전은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전북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85분간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으로 ‘디펜딩 챔피언’을 궁지에 몰았으나 뼈아픈 막판 실점으로 무너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입장한 유 감독의 표정에는 실망감이 완연했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점을 얻지 못한 사실에 억울함이 배어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은 결과 상관없이 선수들을 칭찬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전북을 대비해서 전술적인 면 소화 잘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다. 대체적으로 선수들이 잘 이행해주고 열심히 뛰어줬다.”

대전은 2012시즌 초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단의 정신을 흔드는 부분이 많았다. 레전드 최은성의 이탈과 서포터즈의 응원 보이콧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시즌을 시작했다. 유 감독은 “굳이 선수들에게 분위기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키지 않았다. 선수들이 동요하는 부분을 정리할 필요 없었다. 멕시코 전훈부터 지금까지 쭉 훈련한 부분이 있고 첫 경기에 자신감 잃은 부분을 끌어올리는 것에 신경 썼다”며 탁월한 리더십을 보였다.

경남 원정에서 무기력하게 3골을 허용했던 대전은 이날 ‘닥공’으로 대표되는 K리그 최강 화력의 전북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유 감독은 대전 수비의 문제점과 전북 수비 파헤법을 준비했다. 경남전 선발 라인업에서 5명의 선수들 교체해 새로운 팀을 내세웠다. 대대적인 변화에도 조직력은 완벽했다. 유 감독의 새로운 대전은 카운터 어택 전술의 정석을 보여주며 전북을 당황시켰다. 실점 직전까지 85분간 대전은 전북을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화려한 기술을 자랑하는 에닝요와 루이스를 완벽하게 봉쇄한 것이다. 새얼굴 드로겟에 결승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지만 절반의 성공이었다. 유 감독은 “수비 라인의 왼쪽 김창훈은 에닝요를 거의 안보일 정도로 잘 잡아줬고, 오른쪽에 있는 김재훈도 오늘이 첫 경기였는데 생각 외로 공격 라인 저지 잘하고 공격 가담도 충분히 잘해줬다. 이동국과 정성훈을 막은 이호는 흥분하면 자제력 잃고 파울 하는 것이 가장 걱정됐는데 만족까진 아니지만 잘 이행했다. 미드필드, 공격 라인 모두 좋은 점수 주고 싶다”며 수비진에 만족감을 표했다.

대전 수비의 극적인 변화의 비결은 무엇일까?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유 감독은 경기 이틀 전에 4강 신하 DVD로 전술 특훈을 가졌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포르투갈전에 스리백과 풀백의 움직임과 전술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했다. 유 감독은 “보고 경험하는 것이 (경남전과 경기 내용이) 달라진 비결이다. 3백 수비를 연습하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2002년 포르투갈전을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그 부분이 선수들이 전술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의 다음 상대는 전북 못지 않게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이다. 유 감독은 서울 원정에서는 승리를 노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가 수비만 하는 것 아니다. 이기려고 준비한다. 비기는 것을 노리거나 수비축구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토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었다. 서울전은 잘 준비해서 원정이지만 작년에 얻지 못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이번엔 꼭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

지난 시즌 도중 대전의 지휘봉을 이어 받은 유 감도은 올시즌이 지도자로 처음 맞이하는 풀시즌이다. 유상철호의 출항은 패배 속에서도 희망의 기운이 만연하다. 퍼플아레나는 유 감독의 탁월한 전술에 매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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