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보은, 양명'…3R 사연 있는 골
입력 : 2012.03.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의 페르난도 토레스(28)가 25경기 만에 골 침묵을 깼다. 지독한 득점 부진으로 팬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던 토레스는 18일 레스터시티전 두 골로 5-2 대승을 이끌며 골잡이의 귀환을 만천하에 알렸다. 지난 주말 K리그에도 사연 많은 골들이 터져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올 시즌 K리그에 복귀한 이근호(27, 울산)는 성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전 성남 동료’ 몰리나(32, 서울)와 라돈치치(29, 수원)는 나란히 두 골을 쏘며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들에 비해 주목 받진 못했지만 축구팬의 가슴을 적신 골의 주인공도 있었다. K리그 3라운드에 터진 사연 있는 골을 소개한다.

# 슈바 - 부활(復活)의 골
슈바(33, 광주)가 부활했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미드필더 박희성을 대신해 투입되어 주앙파울로의 동점골이 터진 지 5분 후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만들며 영웅이 됐다.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포항 시절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기회를 잡지 못하던 그는, 다시 전라도로 돌아와 영광의 자리에 섰다. 득점 후 유니폼 내의에 적힌 ‘내가 다시 돌아왔다’는 문구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가 얼만큼의 마음 고생을 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광주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딸도 같이 울더라. 정말 마음이 짠했다”라고 했다. 슈바는 2006년부터 대전, 전남, 포항을 거쳐 올 시즌 광주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에서 134경기 53골 24도움을 기록했다.



# 이진호 - 보은(報恩)의 골
이진호(29, 대구)는 스승의 은덕에 보답했다. 과거 브라질 유학 시절 짧은 인연이 있는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 18일 인천전에서 결승골이자 부활포를 터뜨렸다. 울산 시절 지난해 9월 17일 상주전 이후 8경기 만의 득점이다. 모아시르 감독은 경기 전 위치 선정 문제를 지적하며 “자신감 있게 하라”고 믿음을 불어 넣으며 이진호의 골을 묵묵히 도왔다. 브라질 유학파로서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이진호도 직접 모아시르 감독과 면담하는 등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로 시즌에 임한 노력을 골로 보답 받았다. 모아시르 감독은 경기 후 “훈련을 잘 이행하고, 지시를 잘 따라줬기 때문에 득점할 수 있었다”며 모든 공을 제자에게 돌리며 분위기를 훈훈하게 달궜다. 외인 감독과 토종 공격수간의 애정이 싹트고 있다.

# 배일환 - 양명(揚名)의 골
배일환(24, 제주)? K리그 골수 팬에게도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배일환의 작년 기록은 두 경기 출전뿐이다. 그런 그가 올 시즌 이동국(33, 전북)과 함께 개인 득점 공동 3위(3골)에 올랐다. 4일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쏘며 3-1 승리를 안기더니 18일 광주 원정에서 생애 첫 멀티골을 기록했다. 슈바의 역전골로 빛이 바랬지만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단연 배일환이었다. 저돌적인 돌파, 탁월한 위치 선정, 확고한 목표 설정 등 성공하는 골잡이의 덕목을 모두 갖춘 그는 2군 소속 공격수의 오명을 씻고 프로 무대에 이름을 아로새기고 있다. 이미 세 경기 연속 선발출전하며 서동현, 강수일 등 팀 내 선배들이 두려워 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사진제공=광주FC(위), 대구FC(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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