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K리그는 ‘공공의 적’? 2라운드 부진 이유는…
입력 : 2012.03.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아시아 무대에 나섰던 K리그 팀들이 일제히 일격을 맞았다. 2012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 2차전에서 예상 밖 결과를 남겼다.

K리그 챔피언 전북은 격랑에 휩싸였다. ACL 조별 1차전 홈경기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에 1-5로 패한 데 이어 가시와 레이솔과의 2차전에서도 1-5로 무너졌다. 최근 몇 년 간 K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조직력과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결과다. 전술적인 준비가 상대에 읽혔지만 역으로 그 대응에는 실패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는 두 팀, 포항과 성남도 홈에서 일격을 맞았다. 포항은 분요드코르에 0-2로 완패했다. 홈에서 당한 패배라 충격이 컸다. 성남은 텐진과 1-1로 비기며 승점 1점을 확보하는 게 그쳤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홈에서 다잡은 경기를 놓쳤기에 뒷맛이 쓰다. 승점 싸움이 치열한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홈에서 반드시 3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울산이 실속을 챙겼다. 일본 원정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90분간 맹렬한 추격전을 벌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점 1점을 확보하며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공공의 적’이 된 K리그
조별리그 초반 K리그가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상대팀들에게 공공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009년 이후 K리그 팀들은 아시아 무대에서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포항(2009), 성남(2010)이 차례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전북(2011)도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탄탄한 패스워크와 화끈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위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일까. 이번 시즌 K리그 팀과 맞붙는 팀들은 대체로 수비에 무게를 두고 빠른 역습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을 침몰시킨 가시와의 밥티스타 감독도 “전북이 4-4-2가 아닌 3-4-3으로 나왔는데 침착하게 수비를 한 뒤 역습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수비에 안정을 기하면서 공격에서도 효력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축구계 한 관계자는 “중원과 측면을 모두 틀어막거나 공격수를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맞서고 있다. K리그 팀들을 일단 잡고 봐야 한다는 의식들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상대팀들의 치밀한 분석에 목표의식까지 더해졌다는 의미다.

빡빡한 일정에 체력 부담
체력적인 부담도 겹치고 있다. K리그와 ACL 일정을 병행하는 것이 어제오늘의 어려움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은 유난하다. K리그가 이번 시즌 한시적으로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전체 경기수가 전년 283경기에서 이번 시즌 352경기로 늘었다. 또 강등권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승점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초반이라고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 K리그와 ACL 모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체력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은 FC도쿄와의 원정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며 부담감을 토로했다. 전북의 이흥실 감독대행도 “올해 K리그 운영 시스템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말마다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대표팀과 K리그를 오갔던 이동국의 경우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 멤버로 기용하지 않았다. 성남의 신태용 감독 역시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에 빠져 고민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 선수단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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