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역사상 최고 골감각'...'신속·정확·간소' 이동국의 슈팅학개론
입력 : 2012.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지난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상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이동국(33, 전북 현대)이 ‘다크호스’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슈팅의 정석을 선보였다.

이동국은 17일 부리람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H조 4차전에서 0-1로 뒤진 전반 25분 페널티 라인 외곽 왼쪽 대각선 부근에서 오른쪽 골문 상단을 노린 정확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동점골을 넣고, 2분 뒤 전광환의 우측면 크로스를 감각적인 논스톱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이으며 공을 왼쪽 골문 하단 구석에 찔러 넣었다. 교본이 있다면 핵심 파트에 있을 법한 내용의 슈팅이었다. 타이밍이 절묘했고, 발등에 정확히 맞혔으며, 불필요한 몸동작은 찾을 수 없었다. 이동국 덕에 전세를 뒤집은 전북은 후반 10분 프랑크 오한자에 일격을 맞았지만 후반 35분 박원재가 코너킥 상황에서 재역전골을 터뜨리며 3-2로 승리, 2승 2패로 조 2위가 되며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 '명불허전' K리그 최고 공격수의 위엄
슈팅은 이동국의 전매특허다. 일부 축구팬 뇌리 속에 '실축의 대명사' 같은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실상 이동국은 누가 뭐라해도 K리그 30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슈팅 감각이 뛰어나고 골 냄새를 잘 맡는 선수다. K리그 6라운드 득점으로 K리그 역사상 최다 공격포인트(121득점, 47도움)를 갈아치운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K리그에서 8경기 6골에 빛나는 꾸준한 득점포로 감각을 유지한 그의 발 끝에 부리람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첫 골을 순간적으로 마크에 실패해 허용했다면 두 번째 골은 신체조건, 대인마크, 골키퍼 선방 능력 등 좋은 수식어가 달린 수비진이 나온다해도 막기 버거웠다. 과거 한국 축구를 여러번 살린 터닝 발리슛은 '역시나'였다.

▲ 이미지 트레이닝·반복 훈련이 만든 작품
단순한 재능으로 이날 두 골 활약을 평가할 수는 없다. 노력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이동국은 경기 전날까지 슈팅 훈련을 하며 감각을 다듬었다.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의 지도에 따라 골문 하단 구석을 향해 슛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K리그에서의 활약과는 달리 AFC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 무득점하며 팀을 위기에서 건져내지 못한 그는 동료의 적절한 지원 사격까지 얻으며 마침내 부담감을 떨쳐내고 포효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동국은 "경기 전날 오늘 경기에 대비한 장면을 상상한 바탕 하에 훈련을 했다"며 "(발리슛 골은) 크로스가 차기 좋게 와서 못 넣으면 안 될 정도였다"며 훈련 성과와 동료의 도움에 모두 흡족해했다. 그는 "부리람 원정에서 힘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이날 혼내주려는 의지가 강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한 번에 오는 기회를 잘 살려 16강 진출을 돕겠다"고 포부도 말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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