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 드리블러’ 서상민, 중앙MF로의 재발견
입력 : 2012.04.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질풍 드리블러’ 서상민(26)은 올 시즌 전북 현대가 측면 공격 자원으로 야심 차게 영입한 선수다. 빠른 발을 가진 측면 공격수로 이름을 알린 그가 중앙 미드필더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전북은 17일 부리람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H조 4차전을 3-2로 승리하며 조2위에 올랐다.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전북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경기 전 중심을 잡아줄 중앙 미드필더 기용에 고심했다. 정훈은 경고누적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김정우와 황보원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남은 자원은 베테랑 김상식 한 명이었다. 김상식의 짝을 이룰 선수가 누가 될 지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이흥실 감독대행이 선택한 이는 서상민이었다.

서상민의 선택은 다소 의외다. 지난해까지 경남에서 뛰었던 그는 줄곧 측면 공격수와 윙백으로 활약했다. 중앙에서 배치될 때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최전방 공격수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렇기에 서상민 기용에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서상민은 김상식의 앞에 서서 수비의 1차 저지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횡으로 재빨리 움직이며 부리람의 패스를 끊었다. 과감한 태클과 몸싸움도 불사하며 부리람이 중앙에서 공격 전개하는 것을 저지했다. 그가 미드필드에서 쉼 없이 움직이자 김상식은 수비에 집중하며 부리람의 장기인 역습을 차단했다.

후반전에는 공격 가담도 적극적으로 했다. 패스 차단 후 재빨리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장기인 돌파를 활용해 적진을 침투했다. 후반 중반 이후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한 뒤에는 문전 침투를 하며 골을 노렸다. 비록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않았지만 서상민이 궂은 일을 도맡아 하지 않았다면 전북은 공격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서상민이) 경기 경험을 쌓으며 준비했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서상민의 포지션 변경은 갑작스러운 기용이 아니었다. 이흥실 감독대행은 중앙 미드필더의 공백을 예상하고 경남, 강원과의 K리그 경기 때 서상민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빠른 발에 수비력까지 갖춘 만큼 충분한 대안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리람전 승리에 기여하며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을 이뤄냈다.

서상민은 “중, 고, 대학 때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봤다. 그래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강하게 태클하고 힘 있게 플레이하는게 내 스타일이지만 그 동안 공격을 주로 해서 이런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상대의 기를 꺾는 강한 움직임의 경기 스타일이 자신의 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서상민의 재발견으로 전북은 선수 운용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중앙 미드필더는 거친 플레이가 많이 나오는 포지션이어서 상대적으로 경고를 많이 받는다. 그만큼 백업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더구나 전북은 김정우, 황보원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다. 당분간은 이들을 제외한 선수 구성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서상민의 가세로 한결 여유를 갖게 됐다.

부리람전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준 서상민은 ACL을 통해 기량을 더욱 향상시키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경남에서는 ACL을 뛸 기회가 없었다. 올해 전북에 오면서 ACL을 뛰는 기회가 생겼다. 경험을 쌓아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기사제공=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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