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김병지 나쁜 연기?...판정은 TV카메라가 아닌 사람이 내린다
입력 : 2012.04.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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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축구 경기에서 판정 논란은 일상다반사다. 심판이 인간이기에 실수 가능성이 상존한다. 기계가 아닌 이상 ‘경기 중 일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실수 최소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21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9라운드 4경기가 열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서울과 제주가, 진주종합운동장에선 경남과 수원이 각각 격전을 치렀다. 두 경기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어느 경기 못지 않은 박진감을 선사해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두 경기에서 나란히 애매한 판정이 발생했다.

우선 서울과 제주. 서울은 후반 31분 김현성의 선제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후반 정규시간은 물론 추가시간까지 거의 끝나가 승점 3점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제주의 산토스가 마지막 순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경기는 1-1로 종료되었다. 송호영의 슛이 서울 골키퍼 김용대에 맞고 흐른 볼이 서동현과 허재원을 거쳐 문전에 있던 산토스에게 연결되어 짜릿한 동점골로 연결되었다.

하지만 느린 그림상으로는 확연한 오프사이드 상황이었다. 송호영이 처음 슛을 때리는 순간 서동현이 명백한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있던 것이다. 흐른 볼을 서동현이 잡아 패스를 했으니 직접 플레이에 관여한 것이므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져야 한다. 그러나 부심은 이를 놓쳤고 결국 경기 결과가 뒤바꿔버렸다. 경기 후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느린 그림을 보지 못했지만 경기는 이미 끝났다”며 판정에 승복했다.



같은 시각 벌어진 경남과 수원에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할 만한 상황이 나왔다. 후반 7분 수원의 서정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경남의 수비수 윤신영이 머리로 김병지에게 백패스를 했다. 그런데 지나치게 ‘제대로’ 맞은 볼은 마치 날카로운 헤딩슛처럼 김병지의 왼쪽을 향해 빠르게 내리 꽂혔다. 깜짝 놀란 김병지가 몸을 날려 겨우 막아냈지만 수원의 벤치와 선수들은 일제히 주심을 향해 볼이 골라인을 통과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느린 그림으로 확인된 장면은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TV카메라에 잡힌 그림상으로도 볼의 골라인 통과 여부를 100%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TV카메라의 위치가 골라인과 일직선상이 아닌데다 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골라인 통과 기준은 볼의 중심점이 아니라 볼 전체가 선을 완전히 넘어가야 한다는 축구 규정 탓에 정말 애매한 장면이었다. 보는 사람에 따라 ‘골’과 ‘노 골’로 의견이 나뉠 만한 장면이었다. 휘슬을 분 김상우 주심은 ‘노 골’을 선언했다. 수원 입장에서는 한 골을 손해를 봤고 결국 경기는 0-0으로 종료되었다.

두 장면에 대한 결론은 아마도 최용수 감독의 말 그대로일 것이다. 판정은 내려졌고 경기는 이미 끝났다. 축구 경기에서의 판정은 해당 장면을 육안으로 본 심판이 내린다. 심판은 100%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선 판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후 TV카메라에 잡힌 그림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매 경기 30대가 넘는 중계 카메라가 동원되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TV중계가 판정에 지나친 영향을 끼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논란 소지가 있는 장면의 리플레이(Replay) 화면 방영을 금지하는 것도 기계의 영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다. 비신사적 행위나 폭력적 행위에 대해선 사후 TV카메라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인플레이 상황에서의 판정은 어디까지나 사람인 심판의 몫이다. TV카메라는 심판이 아니다. 아무런 증거도 될 수 없는 TV카메라에 심정적 권한을 부여하기보다 현장에서의 판정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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