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홍명보호, 메달 따려면 8강부터가 중요
입력 : 2012.04.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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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올림픽 조추첨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톱시드 팀들 가운데 최약체로 꼽히는 멕시코를 만났고, 아프리카 대륙팀 중에서도 경력이 일천한 가봉과 한 조에 속했다. 최상의 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메달을 목표로 하는 올림픽 축구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수월한 조에 편성된 것은 그리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메달 확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춘다면 최악의 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32개팀이 본선에 오르는 월드컵 축구의 경우 16강전에만 진출해도 높은 성과로 인정 받는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의미를 갖는 것은 메달 획득 여부다. 현재 홍명보호의 목표 역시 사상 첫 메달 획득에 있다. 이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8강 무대를 밟은 바 있는 올림픽 축구 무대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실패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메달 확보를 위해 중요한 것은 8강전 대진이다. 최소한 준결승전에 진출해야 메달 결정전에 나설 수 있다.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면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고, 패하더라도 동메달 결정전을 치를 수 있다. B조에 속한 한국은 8강에 오를 경우 A조 1위 또는 2위와 만난다. A조에서는 영국 단일팀과 남미의 우루과이의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즈와 북아일랜드로 분산되어 있는 최고의 재능을 한 자리에 모은 영국 단일팀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데이비드 베컴, 웨인 루니를 비롯해 개러스 베일, 잭 윌셔 등 영국 축구 최고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단일팀은 A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현실적인 목표는 B조 2위다. 홈팬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영국 단일팀과의 8강 대결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조별리그를 거친 뒤 조직력이 궤도에 오르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을 8강전은 영국 단일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시점이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피하고 싶은 팀으로 영국을 꼽았다. 조별리그에선 피했지만 8강 대진표에선 완벽하게 피하긴 어렵다. 최상의 조편성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영국 단일팀을 피하더라도 우루과이와 만날 공산이 크다. 우루과이는 한국 축구의 천적이다. 우루과이는 남미 축구 특유의 기술에 거칠고 영리한 파울을 통한 노련한 플레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수비 조직력 등 안정된 축구를 구사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도 우루과이가 한국의 8강 꿈을 가로막았다. 당시 결승골의 주인공 루이스 수아레스의 와일드 카드 출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4강, 2011년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룬 우루과이는 남미팀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마찬가지로 넘기 힘든 산이다. 특히 남미팀들은 최근 네 개 대회에서 모두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올림픽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전반적으로 수월한 팀이 모인 B조의 팀들을 8강에서 만나는 편이 더 유리했다. 물론 메달 획득을 위해선 상대 가릴 것 없이 모두 넘어서야 한다. 최소한 4강에 오른 팀 중 한 팀을 꺾어야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이미 조편성은 결정됐다. 본선에 오른 이상 어떤 팀도 쉽지 않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는 점에서 조직력과 경기력에 예상치 못한 기복이 발생할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면 이름값과 전력이 따로 노는 결과를 볼 수도 있다. 1992년에 호주, 2004년에 이라크가 4강에 올랐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홍명보호가 올림픽 팀으로는 처음으로 4강에 입성할 수 있을지가 국민적 관심사다.

그렇다면 조별리그는 메달 획득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홍명보호가 목표로 잡은 올림픽 메달은 1, 2, 3위 세 팀뿐이다. 분명히 가능하다고 판단했기에 목표로 삼았을 것이다. 기분 좋은 스타트는 분명히 바람직하다. 그러나 마치 조별리그 통과가 지상과제인 듯한 분위기는 너무 성급한 느낌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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