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K프리뷰] 마계대전, 그 첫 번째 이야기
입력 : 2012.04.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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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슈퍼매치 뒤에 마계대전이 왔다. 지난해 FA컵 결승전 이후 반년만의 재회다. 장대빗속 혈투에서 한쪽은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고, 다른 한쪽은 굵은 눈물을 흘렸다. 두 팀 나란히 지난 겨울 돈 보따리를 풀었다. 올 한해 동안 비행기 탈 일 없는 수원은 국내 무대를 제패하기 위해, 그 동안 ‘너무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성남은 옛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서였다. 순위표만으로는 모든 걸 설명할 수 없는 수원과 성남의 2012년 제1차 마계대전이다.

관전포인트| “안녕하세요? 저 수원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이번 마계대전의 첫 번째 재미는 ‘소싯적 천방지축’ 라돈치치(29)다. 3년간 성남에서 AFC챔피언스리그와 FA컵 우승을 경험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로 자리잡았다. 지난 겨울 라돈치치는 K리그 무대를 날아다니던 노란 천마에서 내려와 푸른 날개를 달았다. 물론 라돈치치의 마음 한 구석엔 아직도 성남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 올 시즌도 시간이 날 때마다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아 옛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본다. 하지만 성남과의 맞대결을 앞둔 지금, 수원 선수단과 팬들은 라돈치치에게 성남의 ‘숨은’ 약점을 물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라돈치치가 유창한 한국말로 직접 대답했다. “라돈이 수원에 온 게 성남의 약점이지!”라고.

두 번째 흥미는 에벨톤 ‘진품명품’ 가리기다. 수원과 성남에는 브라질에서 날아온 ‘에벨톤’이 있다. 물론 동명이인이다. 수원 에벨톤(등록명은 ‘에벨톤C’)은 ‘에벨톤 카르도소 다 시우바’, 성남 에벨톤은 ‘에벨톤 레안드로 도스 알베스’다. 2011년 성남에 온 에벨톤이 선배답게 수원의 ‘후배’ 에벨톤에 앞서있는 모양새다. 성남의 에벨톤은 올 시즌 리그 7골 1도움으로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골을 넣어 라돈치치가 빠진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수원의 에벨톤은 2골 1도움으로 기록 면에서는 크게 뒤져 보인다. 하지만 윙포워드인 탓에 직접 해결보다는 스트라이커를 도와주는 역할에 치중한다. 경기 중 번뜩이는 드리블과 부드러운 볼터치는 ‘특급 용병’이란 기대감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어느 쪽 에벨톤이 진품인지 이번 마계대전에서 지켜보자.

마지막 흥행요소는 물론 두 팀의 악연! 지난해 10월15일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지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전에서는 마계대전 두 팀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갈렸다. 전반 26분 박현범의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부심의 깃발이 높이 올라가있었다. 수원 벤치에서는 거칠게 항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31분 날카롭게 날아드는 코너킥을 조동건이 방향만 살짝 바꿔놓아 수원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성남은 귀중한 아시아 무대로의 초대권을 거머쥐었지만, 이날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수원은 AFC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에서도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그로부터 6개월만에 성사된 마계대전이다.

스포탈 베팅| 수원 승리에 ‘별 생각 없이’ 10만원 건다
홈에서 있었던 다섯 경기에서 수원을 무실점 전승을 거두는 극강의 모습을 보인다. 그에 반해 성남은 아직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결정적으로 성남은 지치고 힘들고 바쁘다. 최근 리그 3연승 중이지만 여전히 성남은 조직력과 체력 안배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느낌이다. 이 경기를 끝내고 성남은 사흘 뒤 나고야와 AFC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다. 조동건과 오장은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충분한 휴식으로 화력을 충전한 수원이 아무래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비아
1. 수원
- 수원은 올 시즌 홈에서 5전 전승, 9득점 무실점의 ‘퍼펙트’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 1996년 K리그 참가 이후 지금까지 수원은 898골을 기록 중이다. 두 골을 보태면 대망의 리그 900골 고지에 도달한다.
- 성남(2000~2003) 출신 수원의 김대의는 친정팀을 상대로 7골을 기록했다.
- 마계대전 통산 상대전적에서 수원이 22승18무17패로 앞선다.

2. 성남
- 성남은 K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 포함 최근 4연승을 거두고 있다.
- 최근 두 경기에서 성남은 5-0(ACL, 센트럴 코스트)과 4-2(K리그, 광주)의 대승을 거뒀다. 에벨톤은 광주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 성남은 원정 3연승 중이다. 강원(3월25일, 2-1승), 전남(4월11일, 1-0승) 그리고 대전(4월14일, 1-0승)이 희생양이었다.

타 경기 관전 포인트|
전북 vs 광주: 힘 떨어지셨나 봅니다~람쥐 vs 그러다 큰코 다칠 거야~옹이
울산 vs 대전: 철퇴 맞을 각오 해라 vs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대구 vs 포항: 우리가 브라질 축구는 좀 안다 vs 우리 황카카 있는데!
상주 vs 부산: 돌격 앞으로! 으아아아아 vs 크아아암, 시끄러우니까 문 닫아라.
전남 vs 인천: 기현이만 막아 vs 기현이만 믿어
강원 vs 서울: 상대가 지쳤다. 찬스다! vs 상대가 강원이다. 찬스다!
제주 vs 경남: 먼 길 오셨는데 드릴 게 골밖에 없어서 어쩌죠? vs 어휴, 저흰 골라인이 좀 굵어요.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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