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선방' 부산 전상욱, 질식 수비의 정점 찍다
입력 : 2012.05.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웬만해선 그들을 뚫을 수 없다. 부산 아이파크의 전매특허인 '질식 수비'가 시간이 갈수록 견고함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철벽 수문장 전상욱(33)이 서 있다.

부산은 5일 경남 FC와의 K리그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8분 방승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최근 3연승 및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OM)는 방승환이 아닌 눈부신 선방쇼를 선보인 전상욱이었다.

전상욱은 전반 46분 경남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까이끼의 슈팅을 막아내며 부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또한 후반 시작과 함께 조커 조르단을 앞세운 경남의 반격을 노련한 수비리드와 빠른 판단력을 무력화시키는 등 양 팀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부산의 안익수 감독은 "(전)상욱이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고참 선수다. 어디가 한계점인지 모를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선수"라고 전상욱의 활약상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안익수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 전상욱은 물이 오를대로 오른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21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내줬지만 올해는 7경기에서 단 2골만 허용했다. 지난 5라운드 성남전부터 선발 출전한 그는 10라운드 상주전에서 한 골을 실점하기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연일 무결점 선방을 펼치고 있는 전상욱은 부산이 자랑하는 '질식 수비'의 시작이자 끝인 셈이다. 비결은 집중력이다. 특히 신의손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서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것. 전상욱은 "신의손 코치님이 끝까지 볼을 지켜보고 따라가라고 주문한다. 집중력이 좋아지자 여유도 묻어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빠'라는 새로운 이름은 전상욱을 지탱하는 또 다른 원동력이다. 그의 부인은 조만간 출산을 앞두고 있다. 태명은 '붕붕'이다. 초음파로 본 태아의 모습이 인기만화 꼬마자동차 붕붕을 닮아서다. 그는 붕붕이만 생각하면 없던 힘도 생긴다고 했다. 그는 "붕붕이를 생각하면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겨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다"라며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노력은 전상욱의 가장 큰 무기다. 안에서는 아끼는 후배이자 올림픽대표팀 골키퍼인 이범영과, 밖에서는 질식 수비를 깨트리려는 상대팀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그는 "매 순간 경쟁의 연속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오직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할 뿐"이라며 이날 승리의 여운을 뒤로 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을 채찍질 했다.

기사제공=인터풋볼
사진=이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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