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울산 축구 왜 강한가… '선두 도약' 집중 분석
입력 : 2012.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배진경 기자= 울산 선수단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을 확정한데 이어 6일 K리그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안팎으로 승승장구다. 공격에서는 K리그 상위 득점(15골)을 유지하고 있고 수비에서는 최소 실점(6실점)의 철벽을 선보이고 있다. 공-수에 걸쳐 빈틈을 찾기 어렵다. K리그와 ACL을 병행하는 부담 속에 이뤄낸 성과라 더 무섭다. 김호곤 감독은 두 대회 모두 잡겠다고 공언했다. "5월까지는 어떻게든 버텨볼 생각이다. K리그와 ACL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를 짚어본다.

▲ 후반 뒷심 무섭다
울산의 뒷심이 강해졌다. 이번 시즌 K리그와 ACL에서 넣은 25골 중 무려 17골이 후반에 터졌다. 상대가 체력적으로 지치는 시점에 오히려 더 집중력이 높아진다. 6일 전남전에서도 후반 40분에 고슬기가 골을 성공시켰다. '0'의 균형을 깨트리는 선제골이자 승패를 가르는 결승골이었다. 김호곤 감독은 "처음부터 경기를 지배하면서 득점하면 좋겠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득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끈기가 무섭다. 상대에 선제골을 허용하고서도 동점골을 기록하거나 역전골을 터트리는 경우가 심심찮게 나온다. K리그건 ACL이건 무대를 가리지 않고 집념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이번 시즌 울산의 패배기록은 한 번 밖에 없다. 3월 25일 K리그 4라운드 대구 원정 경기였다. 4월부터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ACL에서도 조별리그 5경기에서 무패(3승2무) 순항 중이다.

▲ '카드'가 많다
전술적인 옵션이 다양해졌다. 김신욱이 막히고 이근호가 침묵해도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조커' 마라냥이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하고 있고 2선의 고슬기의 한 방도 무섭다. 마라냥은 후반전에 교체 투입하는 족족 골을 뽑아내고 있다. ACL 포함 7골을 기록했다. 대부분 팀의 운명을 바꿔놓는 순도 높은 골이었다. 출전 시간 대비 최고의 효율성을 보이는 선수다. 고슬기는 골과 도움에서 모두 기여하고 있다. 묵직한 중거리포로 상대 골문을 두드리는가 하면 상대 배후를 노리는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의 침투를 유도한다. 김호곤 감독은 "고슬기는 전방에 세워도 되고 미드필더로도 쓸 수 있다"면서 "미드필더로는 중앙과 측면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고슬기를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팀 컬러가 완전히 바뀐다"라며 존재감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김신욱과 이근호가 무력한 것도 아니다. 공격포인트 기록은 떨어져도 전술적으로는 무척 중요한 존재들이다. 김 감독은 "이근호의 활동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상대를 많이 유인하고 외곽으로 끌고 다닌다. 그래서 중앙의 다른 선수들에게 찬스가 많이 생긴다"고 했다. 김신욱은 결정타를 노릴 수 있는 무기다. 경기 흐름이 중앙 밀집형 싸움이 될 경우 "단순하게 김신욱의 제공권을 활용할 수 있는 전술"도 꺼내든다.

공격수들뿐 아니라 수비수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곽태휘, 이재성이 이미 골을 보탰다. 강민수도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등 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이들이 공격에 가담하기만 해도 상대를 위협하는 카드가 된다.

▲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자신감은 울산의 가장 큰 무기다.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성공 경험을 누적한 덕에 '웬만해서는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김호곤 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를 계속 하다보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커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체력적으로 분명히 힘든 상황인데도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극복해내고 있다"며 대견스러워했다. 고슬기는 "계속 이기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가 상승세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모두 선수들에 잘 맞춰주신다. 선수들도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하다"고 말했다.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선수들은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 울산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제공=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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