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브라질 트리오'의 팀이 아니다
입력 : 2012.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대구FC 브라질 트리오 마테우스, 지넬손, 레안드리뉴는 경기장 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187cm 장신 측면 공격수 마테우스는 탄탄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볼 키핑력과 왼발 킥이 뛰어나다. 올 초 입단한 단신의 지넬손, 레안드리뉴는 브라질 출신답게 축구 지능이 높고, 상황 판단이 빠르다. 세 선수는 대구가 11경기에서 기록한 11골 중 골과 도움으로 7골에 관여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브라질 트리오가 뒤흔들고 최전방 공격수 이진호가 마무리하는 공격 전술은 대구가 중상위권인 7위에 오른 배경이다. 대구 팬들은 브라질 삼총사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며 경기장을 찾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작 모아시르 감독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브라질 1부리그 팀과 올림픽팀 수석코치를 역임하며 쌓은 인적 인프라를 통해 지넬손과 레안드리뉴를 직접 영입한 그지만, 이 선수들을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여긴다. 모아시르 감독은 5일 광주 원정경기를 마치고 “외인 선수들을 특별 대우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결장한 세 선수 관련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구단, 팬, 언론의 관심이 브라질 트리오에 쏠린 것을 경계했다. 마테우스, 지넬손, 레안드리뉴는 부상으로 엔트리 제외됐다.

모아시르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한국 선수를 팀의 주연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중도 담겼다. 그는 “오늘 경기에 ‘용병’ 선수 없이 한국 선수만 뛰었다. 여긴 한국이고, 한국 선수들이 팀을 위해 뛰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외인 선수 합류시 팀 전력이 높아지는 걸 부인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K리그에선 한국 선수들이 잘하는 팀이 좋은 팀”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K리그를 대표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모아시르 감독의 신념은 지난달 14일 수원 원정에도 드러났었다. 당시 외인 선수들은 추운 날씨로 인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선 흔히 후반 조커로 투입 시기를 가늠한다. 하지만 대구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국 선수로 구성된 엔트리를 짰다. 경기는 후반 종료 직전 스테보에 실점해 0-1로 패했다. 결과는 졌으나 내용은 합격점을 받았다. 대구 선수단 사이에는 한국 선수로 싸워도 해볼만하다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구는 광주전에도 한국 선수들을 내세워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하며 승점 1점을 땄다.

모아시르 감독은 외인 전원 제외의 강수를 두 번이나 두며 그들의 컨디션을 조절했고, 한국 선수들의 기도 살렸다.

사진=지넬손-마테우스-레안드리뉴(아래) ⓒ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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