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몸살로 링거 5방…한상운, 한계 딛고 쏜 결승골
입력 : 2012.05.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왼발에 능한 ‘한페르시’ 한상운(26)이 오른발로 성남에 승점 3점을 안겼다.

한상운은 11일 홈에서 열린 인천과의 K리그 12라운드 후반 43분 이적 동기생 윤빛가람의 침투 패스를 받아 인천 골키퍼 유현를 제치고 오른발 땅볼 슛으로 승부를 갈랐다. 그는 “유현 골키퍼가 강원에서 뛸 때부터 순발력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도 지키기 보다는 (일대일 찬스에서)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랑이를 보고 때린 것이 들어갔다”고 골 장면을 설명했다. 이어 “부산에선 90%가 왼발로 넣었는데 성남에선 머리, 프리킥, 오른발로 골을 넣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의 골에는 순간적인 상황 판단 외에도 세 가지 뒷 이야기가 더 있다.

감기 몸살
부산에서 3년 활약하고 올 시즌 성남으로 이적한 한상운은 시즌 초 정규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강행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신체 리듬이 깨진 것이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는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경기에서 2골을 쐈지만 정규리그에선 11라운드까지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부진에 따른 비난도 쏟아졌다. 이런 심리적인 압박이 더해져 지난 주중 평소 잘 걸리지 않던 감기가 걸렸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상태가 심했다. 9일 오전 퇴원할 때까지 반나절 동안 링거를 5번이나 맞았다. 그는 10일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해야 했다. 에벨톤, 이창훈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에벨찡요의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어서 출전이 불가피했다. 당연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코 감기로 인해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한상운은 경기 후 “정말 죽는 줄 알았다”고 혀를 내밀었다.

오른쪽 발목 통증
호흡도 원활치 않은 가운데 지난달 부상을 당한 오른쪽 발목이 욱신거렸다. 왼발잡이인 그가 날카로운 왼발을 쓰기 위해서는 디딤발인 오른발이 땅에 지탱해 있어야 했지만 이게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킥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영리한 드리블로 수비를 한 명 뚫었지만 양 발의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서 더 이상 스피드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윤빛가람이 내준 패스가 절묘한 덕도 봤지만, 통증을 이겨내고 골까지 만든 그의 투지가 돋보였다. 한상운은 “수원전에 후반에 출전할 것으로 생각을 했으나 에벨찡요가 이른 시간에 다치는 바람에 예상보다 일찍 출전했다. 그때 오른발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고 현 상태를 설명했다. 집중 치료에도 통증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그는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김도훈 특훈
현역시절 명사수로 이름을 날린 성남 김도훈 코치의 특훈도 득점 비결이다. 김 코치는 한상운의 부상을 염두에 두면서도 한상운이 오른발로도 득점할 수 있도록 집중 훈련을 시켰다. 왼발잡이라는 인식 때문에 타구단 수비에게 쉽게 간파될 수 있는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한상운은 “김도훈 선생님께서 제가 워낙 오른발을 안 쓰다 보니까 쓰게끔 슈팅 할 때 공을 오른쪽으로 내주셨다”며 “ 그 덕분에 오늘도 공이 왔을 때 왼쪽으로 가지 않고 왼 자신있게 오른쪽으로 치고 달릴 수 있었다”고 득점의 공을 김도훈 코치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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