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초조-환호-절망…EPL 최종전 시간대별 기상도
입력 : 2012.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거짓말 같은 우승으로 끝이 난 2011/2012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는 경기 단위가 아니라 분 단위로 팬들의 표정에 영향을 줬다. 특히 우승을 다퉜던 맨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강등 폭탄 돌리기’를 했던 퀸즈파크레인저스(QPR)과 볼턴 원더러스 팬들은 시시각각 울고 웃었다. 한국시간으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EPL 최종전의 시간대별 기상도를 정리해봤다.

전반 12분 스토크시티의 조나단 월터스가 볼턴 수비와 팬들의 마음을 모두 무너뜨렸다. 이 시간까지 맨시티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QPR은 반사 이익을 봤다.

전반 19분 맨유의 웨인 루니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를 찾은 맨유 팬들은 얼굴을 감싸던 손에 자유를 줬다. 맨유팬들은 환호했고, 시티 오브 맨체스터 경기장을 찾았던 맨시티팬들은 맨유의 골 소식에 ‘아직 시간이 많다’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전반 38분~39분 파블로 사발레타와 마크 데이비스가 동시에 날아올랐다. 사발레타는 선제골을 터뜨렸고, 맨시티팬들은 44년만의 우승을 직감하며 마음에 품었던 ‘설마’라는 풍선을 몇 개 터뜨렸다. 볼턴 팬들은 극적인 잔류 드라마를 다시 재생시켰다. QPR팬들은 챔피언십 복귀 가능성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전반 44분 ‘볼턴 드라마’가 클라이막스에 다다랐다. 주연 배우는 터줏대감 케빈 데이비스였다. 볼턴팬들은 그제서야 환호할 수 있었다. 맨체스터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QPR팬들은 전화기를 들여다보고, 혹은 전화를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후반 2분 졸레온 레스콧이 맨시티팬들을 기절 직전으로 몰아갔다. 레스콧의 머리에 맞은 공이 지브릴 시세에게 연결됐고, 시세는 강력한 슈팅으로 맨시티에 지진을 일으켰다. QPR팬들은 관중석에서 소란을 일으켰고, 맨유팬들은 ‘YES’를 외치며 주먹을 세게 쥐었다. 볼턴팬들은 전반이 끝나고 띄웠던 희망의 풍선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후반 20분 조이 바튼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숨죽였던 QPR은 아르망 트라오레의 크로스를 제이미 맥키가 시원한 헤딩으로 꽂아 넣는 순간 해탈했다. QPR팬들은 강등의 그림자를 저만치 밀어냈다. 맨시티팬들은 뒷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우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한동안 멍해졌다. 볼턴팬들은 전화기를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맨유는 축제 분위기가 됐다. 맨시티에게는 두 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후반 31분 볼턴팬들이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월터스가 다시 한 번 볼턴의 골망을 갈랐다. 이겨야 기적이라도 바라볼 수 있었다.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에딘 제코가 높이 날아올랐고, 공은 QPR의 골망과 드디어 만났다. 맨시티 팬들과 볼턴팬들은 기적의 씨앗을 다시 심었지만, 맨유팬들은 ‘설마’라며 조심스럽게 축제의 준비를 이어갔다. 1분 뒤 맨유는 경기를 마쳤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신의 사위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구에로의 골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는 하늘로 조금 떴다 가라앉았다. 아구에로는 이날 가장 ‘큰 사람’이었다. 맨시티 팬들은 ‘기적’을 바로 앞에서 봤다. 맨유는 초상집이 됐다. 선수들을 격려하며 은근히 우승을 바랐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씁쓸함에 껌을 더 빠르게 씹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맨시티의 우승 환호에 잊혀진 한 팀, 볼턴은 한 골이 모자라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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