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맞아 이 악문 박태민, 발전 가능성 엿보여
입력 : 2012.05.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나도 선수 생활할 때 친정팀을 만나면 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점이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김봉길 감독대행의 말처럼 박태민(26)은 투지를 불태웠다. 박태민은 지난 시즌 부산에서 23경기에 출장해 1득점, 1도움을 기록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으로 이적한 측면 수비수다. 그만큼 부산을 많이 알고 있었고, 이기고 싶었던 그였다.

하지만 인천은 19일 부산과의 K리그 13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비록 인천은 승수쌓기에 실패했지만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며 5위를 기록하고 있는 부산을 상대로 공수 양면에 걸쳐 선전을 펼쳤다. 그리고 그 중심에 ‘부산 출신’ 박태민이 있었다.

박태민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전력 분석관 역할까지 해냈다. 그는 인천의 동료들에게 부산 선수들의 장단점을 세세하게 가르쳐 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도왔다. 그 덕분인지 인천은 부산의 빠른 역습에 당황하지 않았고, 좌우 측면 공간을 활용해 몇 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이날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박태민 또한 자신의 몫을 120% 해냈다. 그는 경기 초반부터 부산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임상협(24)을 꽁꽁 묶었다. 박태민의 끈질긴 수비에 임상협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박태민은 수비에만 그치지 않고 볼을 가지면 적극적으로 전진하며 공격에도 힘을 보탰다. 전반 11분 정혁을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정혁에게 절호의 헤딩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고, 후반에는 측면으로 활동 공간을 넓힌 설기현을 후방에서 지원하며 부산의 오른쪽 측면을 적극 공략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전보다 한결 공격적인 면이 눈에 뜨였다.

경기장에 있던 부산의 한 관계자도 박태민에 대해 “지난해 후반기에 계약 문제로 출전을 못했었는데”라며 기억을 되짚으며 “오늘 보니 친정팀을 상대로 더욱 투지를 불태우며 적극적으로 뛰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좌우를 가리지 않고 소화하는 박태민은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하며 인천 측면수비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지만 대인마크와 공격면에서 파괴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남다른 의지를 가지고 나선 부산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가 부산전을 계기로 점차 공격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인천에 걸맞는 측면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기사제공=인터풋볼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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