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보스나와 라돈치치의 희비 쌍곡선
입력 : 2012.05.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수비수는 골을 넣었지만 공격수는 침묵했다. 수원이 울산에 2-1의 역전승을 거두고 K리그 선두를 탈환한 날, 외국인 선수 보스나와 라돈치치의 표정이 갈렸다. 수비수 보스나는 새로운 '통곡의 벽'으로 우뚝 선 반면 골잡이 라돈치치는 침묵했다. 최근 6경기에서 단 한 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보스나, 새로운 '통곡의 벽'으로 우뚝
보스나는 울산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팀의 두 골에 모두 관여했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17분 무시무시한 프리킥 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골문에서부터 30여미터 되는 지점, 미드필드 정면에서 강한 왼발 프리킥으로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말 그대로 대포알 같은 슈팅이었다. 경기장을 찾았던 3만7천여 관중들이 일제히 탄성을 터트릴만큼 대단한 그림이었다. 골키퍼 정성룡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성룡은 "뒤에서 보는데 정말 기가 막혔다"면서 "보스나 영입설이 있었을 때 그의 동영상을 봤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는 보여주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기회가 자주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보스나는 에벨톤의 역전골에도 기여했다. 후반 42분 울산의 볼을 가로채 슈팅을 시도하면서 역습의 물꼬를 텄다. 보스나의 슛이 페널티 박스로 흐르자 이를 낚아챈 에벨톤이 개인기술로 수비수를 제친 뒤 김승규와 맞선 상황에서 골로 연결했다. 보스나의 적극적인 개입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공격력이 부각되긴 했지만, 사실은 수비에서의 안정감으로 더 인정받는 선수다. 192cm, 89kg이라는 이상적인 체격 조건에 제공권과 맨마킹으로 상대를 압도한다. 다양한 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덕에 수비 통솔 능력도 뛰어나다. 곽희주, 곽광선 등 기존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수원의 '짠물수비'를 이끌고 있다. 수원은 이번 시즌 최소실점 2위(8실점)를 기록하고 있다. 13경기를 치른 현재 16개 팀 중 한 자리수 실점을 유지하고 있는 팀은 수원 외에 부산(7실점)밖에 없다. 공-수에 걸쳐 믿음직한 활약을 보인 보스나는 '통곡의 벽'으로 불렸던 마토의 부재를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다.


라돈치치 '골 침묵'은 감독의 전략?
반면 기대를 모았던 공격수 라돈치치의 득점포는 최근 침묵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시즌 초반 멀티골을 터트리고 골을 몰아넣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의 득점 기록은 1골에 불과하다. 선발 출장하고도 교체 아웃되는 경우가 잦다.

윤성효 감독은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시즌 초반이나 지금이나 경기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면서 "스스로 득점을 하려는 것보다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매끄럽게 경기를 풀어달라고 주문했다"며 라돈치치를 감쌌다. 임무에 충실하느라 득점력이 다소 떨어졌을 뿐 공격에서의 기여도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골 침묵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라돈치치는 여전히 팀내 최다득점(7골)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에서만 9년째를 지내고 있는 그의 능력에 대해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집중력을 살려야 할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 귀화 추진과 함께 대표팀 발탁여부가 거론되는데다 수원이 우승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라돈치치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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