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대표팀에 “반칙해. 반칙!”…왜?
입력 : 2012.05.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이베르동 레 방(스위스)] 류청 기자= “공 빼앗기고 머리 긁적이는 사이에 당하는 거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이상하다. 그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이베르동 레 방의 스타드 뮈니시팔에서 두 차례 훈련을 하면서 반칙 전도사가 됐다.

최 감독은 오후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반칙을 장려했다. 공격과 수비로 나눠 훈련을 이어가면서 선수들이 반칙을 하지 않고 머뭇거리면 “(남)태희야 반칙하라니까!”라와 같은 불호령을 내렸다. “경고 받지 않을 만큼 반칙해”라는 외침이 따라 붙었다.

선수들이 반칙왕이 되길 바란 것은 아니었다. 최 감독은 스페인, 카타르와의 경기를 치밀하게 분석한 이후에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반칙에도 원칙이 있었다. 최 감독은 공격진이 수비에 공을 빼앗겼을 때 강한 압박과 함께 여의치 않을 때는 반칙을 원했다.

“스페인과 카타르의 경기를 분석해보니 공격진의 압박이 좋았다. 특히 우리가 공을 빼앗은 이후에다시 빼앗겼을 때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재역습을 방지하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압박을 주문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빨리 빠져 나오라”라는 주문도 곁들였다. 공을 빼앗았을 때 빨리 빈 공간으로 공을 전개하지 않으면 재역습을 당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고 있으면 당하게 된다”라는 이야기였다.

공격진과 수비진에 조금씩 다른 주문이 들어갔다. 최 감독은 공격진에게 수비를 위기에 빠뜨리지 말라고 했다. 그는 “공을 빼앗긴 순간에 수비를 잘해주면 수비가 극한 상황을 만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비 선수들에게는 “동료와 호흡을 잘 맞춰서 항상 2대1 상황을 만들라”라고 했다. 최 감독은 “수비수들 사이에서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서 공간을 빨리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여유를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표면을 보면 이상하지만, 뒤를 잘 살펴보면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많다. 이날 최 감독의 ‘반칙 장려책’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 선수들에게 압박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나온 가장 효과적인 단어가 반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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