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한국에 줄 수 있는 ‘세가지 선물’
입력 : 2012.05.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베른(스위스)] 류청 기자= “평가전에 너무 집중하면 안 되지만, 분명히 얻을 게 있다”

모든 사람이 나의 스승이고, 모든 일에는 의미가 있다.

최강희 감독은 한국 시간으로 31일 새벽 3시(현지시간 30일 오후 8시)에 벌어지는 스페인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라고 했다. 스페인과의 대결에 집중하기보다는 오는 6월 9일에 벌어지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주객전도를 걱정했다.

최 감독은 주객전도를 걱정하면서도 29일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벌어진 공식기자회견에서 “(평가전을)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고, 얻고자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전 선수 구성에 애를 먹을 것을 예상하면서도 출국 전부터 “좋은 점만 취하겠다”라고 했었다.

한국은 스페인에게 무엇을 얻어내고, 스페인은 한국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크게 세 가지다. 한국이 이 세 가지를 모두 손에 쥔다면 카타르를 잡고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력한 압박에 적응하는 게 첫째다. 현대 축구의 기본은 압박이다. 압박을 잘하고, 상대방의 압박에서 잘 벗어나는 팀이 강 팀이다. 최 감독은 “스페인의 비디오를 봤는데 공격진부터 압박이 정말 극심했다”라고 했고, 이정수도 “2년 전 맞대결에서 스페인의 압박이 너무 좋아 고생했었다”라고 할 정도다.

최 감독은 스위스 전지훈련 내내 압박을 강조했다.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이 공을 빼앗겼을 때 “압박해! 반칙해!”라고 소리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압박을 자랑하는 스페인을 상대로 수비와 공격 조직력을 점검할 기회를 잡았다. 수준 높은 시험을 통과하면 낮은 시험은 쉬워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젊은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스페인전에는 젊은 해외파 선수들 위주로 선발진이 꾸려진다. 최 감독은 늦게 합류한 국내 선수들을 무리시키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공격진에 젊은 선수들이 집중됐다. 20대 초반인 지동원, 남태희, 손흥민, 김보경 그리고 구자철은 FIFA랭킹 1위를 상대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좋다. 젊은 선수들은 스페인이라는 이름에 긴장하지 않았다. 동갑 내기 절친인 지동원과 남태희는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했고, 손흥민은 “강팀이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하다”라고 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이들이 스페인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는 것이다.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은 실전 감각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선수들은 카타르전까지 적게는 8일에서 많게는 한 달 이상 실전을 치르지 못하게 된다. 연습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다. 스페인과의 경기는 실전감각을 높이는데 좋은 약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최 감독은 6명의 교체 선수를 폭넓게 사용할 예정이다.

물론 조심해야 할 것도 있다. 부상은 기피대상 1호다. 갑작스러운 부상은 카타르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부상을 피하고 세 가지 선물을 모두 얻는다면, 대표팀의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빨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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