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돋보기] 유로 조기 탈락한 러시아, 심각한 후유증
입력 : 2012.06.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 진출에 실패한 러시아 대표팀이 탈락 후유증에 시달린다.

러시아 주장 안드리 아르샤빈(31, 아스널)이 17일 그리스전 0-1 패배 이후 선수단 숙소에서 러시아 팬들과 언쟁을 벌였다. 폴란드, 그리스, 체코와 속한 유로 2012 A조에서 1승 1무 1패(승점 4점)의 성적으로 8강 진출에 실패한 것에 대해 서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아르샤빈은 12일 폴란드, 17일 그리스전 전후로 난동을 부린 팬의 행동을 탓했고, 팬들은 성적 부진을 나무랐다.

아르샤빈과 팬들의 충돌은 현지 언론과 팬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비판의 대상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승부근성, 외국인 감독, 저조한 실력 등을 나무라던 비판의 시선은 한 곳으로 향했다. 바체슬라프 콜로스코프 러시아 축구협회 명예회장도 주장 신분으로 옳지 않은 행동을 한 것을 비판하며 대표 박탈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르샤빈은 지금 마녀사냥을 당하는 중이다.

협회도 떳떳할 수 없는 입장이다. 조광래 감독 경질, 박주영 병역 연기 논란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 축구계의 잘못은 최고 권위기관인 대한축구협회의 잘못으로 비춰진다. 감독 선임 등 러시아 대표팀의 모든 사항도 러시아축구협회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다고 여긴다. 자국 팬들은 “창피한 줄 알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수단 입국시 환영팬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출국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딕 아드보카트 러시아 감독도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에 올린 거스 히딩크 현 안지 감독의 업적을 재현하지 못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지 못한 경험도 반복하며 개인적인 경력에도 오점을 남겼다. 무엇보다 러시아 축구가 유로 조기 탈락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그는 선수단보다 일찍 고국 네덜란드로 출국하며 비난을 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회 전 PSV 에인트호번과 1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마무리에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악질 팬의 행동은 상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7일 러시아-폴란드전(12일)에서 소요를 일으킨 러시아 팬의 행동에 대해 러시아축구협회(RFU)에 3만 유로(약 4,400만 원)의 추가 벌금을 물렸다. UEFA는 조별리그 1차전 러시아-체코전에서 경기장 난입 및 난동과 관련해 12만 유로(약 1억 7,500만 원)의 벌금과 유로 2016 예선 승점 6점 삭감의 중징계를 내렸었다. 프랑스에서 열릴 유로 2016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한 러시아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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