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일부러 경고받은 김신욱, 수원 때문에?
입력 : 2012.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배진경 기자= 부산-울산전이 끝을 향해 치닫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부산 진영에서 코너킥을 얻은 울산이 돌연 이해못할 상황을 연출했다. 김신욱이 코너킥을 차올릴 말듯 시간을 끌다가 경고를 받은 것. 전문 키커도 아닌 그가 코너플래그 앞에 선 것도 의아했지만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경기 지연행위로 경고까지 받은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의혹은 경기 후 김호곤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풀렸다. 김 감독은 "신욱이가 경고 2개를 받은 상태였다. 애초에 이번 경기에서 경고를 한 장 더 받고 깨끗하게 털어버리기로 했었다. 체력 안배겸 다음 경기에서 쉬게 하고 그 다음부터 경고에 대한 부담 없이 뛰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타이밍이 좀 어긋났다"고 해명했다.

찬찬히 살펴보면 한 발 앞서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울산은 28일 대전, 8월 5일 수원과 차례로 맞붙는다. 대전보다는 수원이 빡빡한 상대다. 상위권에서 직접적으로 승점 대결을 벌이는 팀이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최상의 전력으로 준비해야 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김신욱은 수원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공격수다.

그러다보니 앞서 맞붙는 대전이 신경쓰였다. 대전전이 자칫 거친 양상으로 흐를 경우 김신욱이 휘말리지 말란 법이 없다. 경고라도 받을 경우 수원전에 결장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수원전 다음에는 또 성남(8월 8일)을 상대한다. 수원전에 출전하더라도 경고 2개를 안고 있는 한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느니 애초에 싹을 잘라버리는 게 나았다. 부산전에 의도적으로 경고를 받고 대전전에 결장하기로 한 이유다.

대전을 얕보는 것은 아니다. 김호곤 감독은 "대전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니다. 우리팀 상황에 맞게 최적의 조합을 여유있게 꾸리기 위해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신욱이 빠지면 신입 공격수들이 발을 맞춰볼 기회가 생긴다. 김 감독은 "하피냐를 연습경기가 아니라 실전에서 투입하는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하피냐를 처음부터 투입해 마라냥과 호흡을 맞춰볼 수도 있고 서로 출전 시간을 다르게 조정할 수도 있고, 여러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신욱의 웃지 못할 '코너킥 해프닝'은 뜻대로 일단락됐다. 장기레이스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김호곤 감독의 묘수가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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