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홈경기, 원정 응원석이 가장 비싸다
입력 : 2012.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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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축구 경기장에서 서포터석은 일반석보다 저렴하다. 축구 팬들에 위한 배려다. 그런데 제주의 상식은 다르다.

2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제주와 FC 서울의 K리그 24라운드 경기가 개최되었다. 100 여명의 서울 원정 서포터들이 남쪽 스탠드에 자리잡았다. 모두 비싼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날아간 열혈 팬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약간 황당한 경험을 해야 했다. 제주는 홈 경기 성인 일반석을 6,000원에 제공한다. 그런데 원정 서포터는 두 배인 12,000원을 내야 한다. 재미있는 점은 원정 서포터 티켓이 제주월드컵경기장 입장권 중 가장 비싸다는 사실이다.

절대금액은 기타 구장과 큰 차이가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원정 서포터석 가격은 14,000원으로 제주보다 비싸다. 하지만 최고가는 본부석이 있는 서측 지정석으로 20,000원이다. K리그 어느 구장을 가도 원정 응원석이 제일 비싼 경우는 없다. 타 구단 서포터에게 확인한 결과, 제주 측에서는 원정 서포터에게 단체할인도 제공하지 않는다.

제주는 축구 관전을 위해 제주도까지 찾는 원정팀 팬 ‘손님’에게 두 배 장사를 한다. 마케팅 이론에는 ‘전속 시장(Captive market)’이란 용어가 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반드시 특정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층을 뜻한다. 제주는 비행기까지 타고 자기 집 잔치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가장 비싼 티켓을 강매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이 문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물리적 위치 탓에 원정 응원에 나서는 팬들이 적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두세 명의 단출한 원정 서포터가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불편한 접근성 탓에 일반 언론에서도 제주의 홈경기를 집중적으로 다루지 않으니 ‘그냥 그렇게’ 넘어가는 식이다.

제주 측에서는 홈경기 흥행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K리그의 ‘단골손님’인 상대팀 서포터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고민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워진다. 고민이 단순히 모기업에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인지, 아니면 구단과 제주도 축구 발전을 위함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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