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8강, 삼재 극복한 값진 성과
입력 : 2012.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어려운 문제일수록 풀이 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생각을 요구한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역사상 세 번째로 올림픽 8강에 진출한 데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영국 런던의 오락가락 날씨와 미끄러운 잔디는 명함도 못 내밀 만큼 3대 악재가 있었다.

# 선수 차출
올림픽팀은 홍명보호 출범 초기부터 넘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였다. A대표팀과의 선수 교통 정리가 대표적이다. 2010년 여름 A대표 지휘봉을 잡은 조광래 감독과 올림픽팀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 기성용, 김보경 등 23세 이하 선수를 놓고 대립했다. 선수들의 혹사를 피하기 위해 대한축구협회에서 A대표 위주로 선수를 구분한 것이 발단.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는 올림픽팀 입장에선 구자철, 기성용과 같은 주축 선수 없이 국내파 위주로 팀을 꾸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영권, 김보경 등 J리거도 소속팀 차출 난항에 부딪혀 마음껏 소집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최종예선을 4승 2무 호성적으로 통과했다. 본선에 와서야 원하는 선수를 차출했다.

# 박주영 논란
7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확정하고, 최종 18명 명단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박주영(27, 아스널)의 와일드카드(23세 초과) 발탁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박주영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명보 아이들’을 이끌고 동메달 획득에 일조했고, 박주영에 대한 홍명보 감독의 신임이 두텁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주영은 2011년 여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입단 후 시즌 6경기(1골) 출전에 그쳤다. 실전 감각이 떨어졌고, 병역 연기 논란까지 터지면서 차출 반대 여론도 생겼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18명 명단에 박주영의 이름 석 자를 적었다. 박주영은 뉴질랜드, 세네갈과의 올림픽 평가전에서 연속 득점하고 B조 2차전 스위스전 선제골로 2-1 승리를 이끌며 기대에 부응하고, 논란도 잠재웠다.

# 부상 악령
박주영 논란은 시작에 불과했다. 주장 홍정호(23, 제주)가 K리그 경기 도중 큰 부상을 당해 일찌감치 낙마하고, 7월15일 런던 출국을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주전 수비수 장현수(21, FC도쿄)마저 쓰러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연이은 센터백 공백에 황석호, 김기희가 빈 자리를 채웠다. 유용한 백업 미드필더로 활약 예정이던 한국영(22, 쇼난 벨마레)도 멕시코전을 앞두고 발등 부상이 재발해 정우영(23, 교토상가)과 교체됐다. 하체가 불안한 채로 시작한 올림픽에서 멕시코(0-0 무), 스위스(2-1 승), 가봉(0-0 무)전을 치르면서도 박주영, 기성용(23, 셀틱), 박종우(23, 부산)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홍 감독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20경기 무패행진(13승 7무)과 역사상 세 번째 올림픽 8강 위업은 그래서 대단하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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