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4강 주장에서 4강 감독으로…새 역사 제조기
입력 : 2012.08.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진경 기자= 홍명보 감독이 또 한 번 새 역사를 만들어냈다. 선수로서 또 지도자로서, 한국 축구의 영역이 확장되는 현장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했다. 한국 축구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전인미답의 고지였던 4강 신화를 만들어낸 주역이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이번에는 지도자로 한국 축구에 영광을 안겼다.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최고 성적이었던 8강을 넘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신기루 같았던 메달 획득의 꿈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도자로 변신한 후의 행보도 흥미롭다. 2008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FIFA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지휘했다. 1983년 멕시코 대회 후 26년 만의 쾌거였다.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 하나 없이 팀원들의 조직력으로 만들어낸 승리라 더욱 값졌다. 1년 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동메달이 걸려있던 3/4위전에서는 두 골을 먼저 내주고도 경기를 뒤집은 끝에 4-3의 대역전승을 거두는 감동을 연출했다. 자칫 의미없이 끝날 뻔한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혼을 불어넣은 이가 홍명보 감독이었다.

올림픽 본선행 여정은 더욱 극적이었다. 아시아 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A대표팀과의 선수 중복 차출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외파 선수들을 거의 쓰지 못한 채 팀을 꾸렸다. 그럼에도 최종예선에서 4승 2무의 호성적을 거두며 본선행 티켓을 쥐었다. 박주영 선발에도 잡음이 있었다. 병역 연기 문제로 잠적하다시피한 박주영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소통하게 만들었다. 또 와일드카드로 선발하며 기대와 믿음을 보였다. 박주영은 컨디션 난조에도 결국 스위스전 득점 활약을 펼치는 것으로 감독에게 보답했다. 부상 도미노를 극복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홍정호, 장현수가 본선을 앞두고 낙마하고 한국영도 런던에서 발등부상이 재발해 정우영으로 교체됐다. '비상'이 걸렸지만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실점만 허용하는 호수비를 펼쳤다. 끈끈한 조직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5일 새벽(한국시간) 벌어진 영국과의 8강전은 최고의 승부였다. 경기 초반 김창수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넘버원 골키퍼 정성룡마저 경기 중 부상으로 교체아웃됐다. 준비했던 교체 카드를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두 장이나 쓴 채 연장전까지 치러냈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감격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된 골키퍼 이범영이 영국의 마지막 키커 스터리지의 슈팅을 막아냈다. 감독부터 벤치 멤버에 이르기까지 하나된 목표의식과 응집력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새 역사를 써내려간 홍명보 감독과 올림픽팀의 시선은 이제 4강 이상의 새로운 곳으로 향하고 있다. 진보의 끝이 어디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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