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싶은 9번’ 김신욱, 지금은 자가발전 중
입력 : 2012.08.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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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울산] 홍재민 기자=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운다. 울산 현대 김신욱(24)의 마음이다.

울산은 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폭염 속에 벌어진 수원과의 K리그 25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을 3-2로 제압하고 리그 3위 자리를 꿰찼다. ‘맨 오브 더 매치’는 두 골을 작렬시킨 울산의 김신욱이었다. 자신의 두 골로 순위 경쟁자 수원을 제압했으니 잘난 척 한번쯤 해도 괜찮을 법하다. 하지만 경기 후에도 김신욱의 고개는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김신욱은 중앙대학교 시절까지 중앙 수비수였다. 2m에 가까운 체격 조건상 그의 포지션 배정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2009년 K리그 울산에 입단한 뒤 김신욱은 자리를 위로 올렸다. 볼을 막아야 했던 김신욱은 프로 무대에서 상대편 골문 안으로 볼을 집어넣는 골잡이로 변신해있다. 최강희 감독의 A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이니 나쁘지 않은 변신이다.

김신욱의 두 골을 의미만 놓고 보면 팀에 승리를 선사한 후반 15분 결승골에 대해서 말해야 한다. 필사적인 수원을 꺾은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점을 김신욱에게 맞추면 전반전 역전골이야말로 기뻐할 수밖에 없는 골이다. 자신이 머리로 연결시킨 패스가 하피냐의 슛을 거쳐 흐른 볼을 결국 본인이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타깃형 스트라이커(9번 공격수)의 역할과 소임을 정의라도 내리는 듯 보였다.

‘4년차’ 공격수 김신욱에 대한 뿌듯한 기대감은 경기 후 인터뷰 자리에서 생겨났다. 김신욱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데얀과 이동국 선배님의 경기를 꼭 챙겨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부하고 싶어서 두 선수의 경기를 늘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상대팀에 있던 라돈치치와 스테보의 플레이 영상도 챙겨 본다고 한다. 일정 수준에 다다른 선수의 자세치곤 너무 올바르다. 그래서 더 믿음직스럽다.

김신욱은 자가발전 중이다. 김신욱의 K리그 득점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7골, 그리고 2011년에 8골로 한 골 늘어났다. 올 시즌은 벌써 7골이다. 앞으로 19경기나 남아있어 개인 기록 경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는 배우고 있다. 김신욱은 “내가 하고 싶은 축구가 바로 지금 나오고 있다”고 단언한다. 하고 싶은 축구란 “많이 움직이지 않지만 때로는 많이 움직이는 플레이”를 의미한다. 겸손함은 계속된다. 김신욱은 “대표팀에 갔을 때, 최강희 감독님과 이동국 선배님이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나를 찾지 못하고 있던 내게 대표팀이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며 감사해 했다.

2012 런던올림픽을 통해 증명되었듯이 어느 새인가 한국 축구에도 미드필더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김신욱과 같은 ‘9번 공격수’의 존재는 팀에 있어서 ‘상시 환영’이다. 압도적인 체구와 유연한 볼 터치가 상대 수비수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축구 세상의 자연법칙에 가깝다. 울산 구단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김신욱을 칭찬한다. 독실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발전해가는 모습 덕분이다. 김신욱이 지금의 마음가짐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국 축구는 어떤 무대 위라도 당당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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