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K라운드업] 고양이를 문 대전과 별주부 서울
입력 : 2012.08.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옛날 이야기와 옛 속담이 빛을 발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5라운드였다.

최하위 대전 시티즌은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라는 말을 몸소 증명했다. 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선두 전북 현대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케빈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전주성 성벽을 뚫어냈다. 대전은 전북을 잡으면서 14위까지 올라갔다. 절박함은 차이를 만들어내는 법이다.

빨리 뛰는 토끼보다는 묵묵히 제 갈 길을 가는 자라(혹은 거북이)가 마지막에 웃는다는 ‘별주부전’의 가르침을 실천한 팀도 있다. FC서울이다. 4일 벌어진 강원FC와의 경기에서 3-2로 승리하면서 홈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선두 전북에 승점 1점 차이로 다가섰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던 최용수 감독의 말이 빛난 경기였다.

경남FC는 무서운 저력을 선보였다. 대구FC와의 경기에서 4-1 승리를 거두면서 8위로 올라섰다. 최진한 감독의 뚝심이 리그 중반기를 화끈하게 달구고 있다. 경남은 초반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소하며 8강 진입에 대한 희망을 키워갔다. 반면 대구는 9위로 떨어지면서 초반 분위기가 살짝 꺾었다.

3위 쟁탈전에서는 울산 현대가 웃었다.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울산에서 이적한 최재수가 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곽태휘-김신욱의 ‘거한 콤비’를 당해내지는 못했다. 결국 울산이 3위를 차지했다.

상주 상무도 뜨겁다. 제주 유나이티드까지 잡아냈다. 최근 6경기 성적만보면 리그 1위(3승3무)다. 여기에는 군기가 바짝 든 신병들의 활약이 있었다. 최철순과 이상협은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상협은 전 소속팀이었던 제주를 상대로 두 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확실히 알렸다.

반면 전남과 광주는 나란히 패하면서 15위와 16위로 내려 앉았다. 두 호남팀에게는 여름 보양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25라운드 경기 결과
경남 4-1 대구
서울 3-2 강원
상주 2-1 제주
광주 0-2 부산
인천 1-0 전남
울산 3-2 수원
전북 0-1 대전
포항 3-1 성남

▲ 최고의 경기: 전북-대전
대전은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 했지만, 선두 전북 현대를 잡고 늪에서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전북은 대전을 상대하면서 로테이션 시스템을 들고 나왔지만, 대전의 절박함을 계산하지 못했던 것 같다. 대전은 시종일관 자신들의 방법으로 전북을 괴롭혔다. 그리고 마침표는 케빈이 찍었다. 케빈은 거목을 찍어 넘어뜨렸다.

▲ Man of the 24 Round : 케빈(대전)
케빈은 능숙한 나무꾼이다. 수원 삼성이라는 거목을 베어 넘긴 후에 전북 현대라는 큰 나무까지 거꾸러뜨렸다. 아무도 대전의 승리를 예상하지 않았지만, 케빈은 4번의 슈팅 중의 하나를 전북 골망에 꽂아 넣었다. 결국 케빈의 시즌 9호 골은 큰 울림을 만들어 냈다. 케빈은 어느 리그든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을 쉽게 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 말말말
“철이 많이 들었더라고” – 6년 만에 만난 제자 데니스를 바라보며 대견함을 감추지 못한 강원FC 김학범 감독. 김 감독은 “선수들이 데니스를 보고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근호 형은 메시와도 안 바꿔” – 이근호의 환상적인 패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을 터뜨린 김신욱의 ‘선배 찬양’ 중에 나온 이야기. 김신욱은 골도 잘 넣고 말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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