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프리뷰] 홍명보의 마지막 승부, 승리의 여신은?
입력 : 2012.08.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모 아니면 도다. 동메달을 획득하면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 획득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병역 문제도 해결한다. 반면 자칫 3/4위전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올림픽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것보다 더 큰 비난이 따라올 것이다. 왜냐하면 그 상대가 라이벌 일본이기 때문이다.

매치업 테마: 누가 더 절실한가?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 브라질전에서 승리해 은메달을 확보했다면 결승전에선 병역 얘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초점은 은보다 귀한 금에 맞춰지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한국은 브라질에 0-3 완패했고, 숙적 일본과 동메달을 놓고 11일 건곤일척 승부를 벌여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수들은 부담감이 상당하다. 겉으론 웃으며 3/4위전을 준비하지만 미끄러지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친 기억을 지녔기에 간절함만큼이나 긴장감이 심하다. 국가대표 출신 윤정환 사간도스 감독은 “병역 혜택이 경기에 악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 연습경기 하듯이 편안하게 뛸 수 있어야 한다”고 평정심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일본도 동메달 획득을 원한다. 사상 첫 남녀 동반 올림픽 축구 결승행을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멕시코에 1-3 대패하며 꿈이 무너졌다. 여자팀이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든 안 따든 동메달로 체면치레를 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도 한국전 승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간절함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그들에게 메달은 영광이자 목표다. 한국 선수들처럼 인생의 전부처럼 여기지 않는다. 한국의 씁쓸한 단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윤정환 감독은 “실력 있는 팀들이 자웅을 겨루기엔 더 없이 좋은 무대”라고 경기를 기대하며 “정신 무장이 더 잘되어있는 한국이 승리할 것으로 본다”라고 한국의 우세를 점쳤다. 양 팀 축구 실력과 체력 고갈 등 변수가 일정하다고 볼 때 이번 경기는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스타 대 스타: 박주영 vs 나가이
똑같이 4-2-3-1 포메이션인 양 팀은 팀 전체의 조직력을 중시 여긴다. 수비 안정화부터 공격 완성도까지 비중을 골고루 둔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틈이 없기 때문에 비슷한 성향의 팀끼리 만나면 자칫 지루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런 흐름을 끊는 건 결국 최전방 공격수의 몫. 한국은 와일드카드 박주영(27, 아스널) 출진이 유력하고, 일본은 나가이에게 골을 맡긴다. 두 팀의 성향과 달리 양 선수의 특징은 극명하게 갈린다. 박주영이 문전 부근에서의 날카로운 움직임과 공중 장악력,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 예리한 슈팅 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지녔다면 나가이는 스피드에 최적화됐다. 50m를 5초 후반대로 주파해 드리블 및 침투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 빠른 발을 이용해 이번 대회에서 두 골을 쐈다. 윤 감독은 “나가이는 일본에서 보기 드문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취약점: ‘멘붕’
두 팀의 장점은 조직력이다. 투지도 좋다. 하지만 이런 팀들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다.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평온하게 거쳐온 양 팀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준결승전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일본은 멕시코에 1-3 역전패했고,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0-3으로 졌다. 일본의 경우 12분 오쓰의 선제골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었지만 31분 마르코 파비앙에 동점골을 내준 이후 급격한 ‘멘붕(멘탈 붕괴)’이 찾아와 후반에 두 골을 내리 실점했다. 결과도 그렇지만, 경기 내용도 스페인, 이집트 등을 이길 때와는 차이가 컸다. 한국도 좋은 경기를 했다고 명함 내밀기 힘들다. 전반 15분까지 압도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지만 득점에 실패했고, 38분 역습 상황에서 호물루에 실점하고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이번 경기에선 선제골을 내주거나 넣더라도 일정한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멘탈이 요구된다.

양팀 비교
- 올림픽 대표팀 상대 전적: 4승 4무 4패
- FIFA 랭킹 : 한국(29위), 일본(22위)
- 포메이션: 한국(4-2-3-1), 일본(4-2-3-1)

사진=ⓒJoe Toth/BPI/스포탈코리아, 이연수 기자
그래픽=정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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