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의 눈] A매치 간판에 걸맞지 못했던 잠비아전
입력 : 2012.08.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안양] 홍재민 기자= 국가대표팀 경기는 축구협회의 간판 이벤트다. 하지만 잠비아전은 ‘대한민국 축구’라는 이름값에 턱없이 부족했다.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는 대한민국과 잠비아와의 국가대표팀 경기가 있었다. 런던올림픽에서도 알 수 있었듯 한국 축구에 있어서 대표팀의 상품가치는 독보적이다. 물론 이날 경기의 모든 데이터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기록으로 남는 A매치였다. 그러나 경기 현장에선 A매치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경기 장소인 안양종합운동장의 시설은 A매치를 치르기엔 너무 부족했다. 지붕이 설치된 곳은 본부석 일부뿐이다. 관중석 대부분이 우천에 무방비다. 경기 전 폭우가 그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수용인원도 너무 적었다. 이날 경기에는 16,606명이 입장했다. 수용인원 수 대비 97%가 차 사실상 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는 국가대표팀 역대 최저관중 기록 15,012명(2008년 칠레전)에 가까운 숫자다. 만원 관중수가 A매치 최저기록에 근접할 정도로 작은 규모의 경기장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날 경기장 입구에는 안양FC 시민연대의 천막과 테이블이 설치되었다. 연고 프로팀 창단을 위한 서명운동이었다. 이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홍염을 터트리면서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축구 팬들의 순수한 외침이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이벤트에서는 허가되어선 안될 부분이었다. 협회 관계자에게 공식적 현장업무협조 사실을 묻자 “전혀 없다”는 대답을 돌아왔다. 협회는 대표팀 경기 운영 관련 FIFA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홍염을 비롯해 특정단체의 뜻을 대변하는 플래카드, 현장 서명운동 등 모두 FIFA 규정 위반이다. K리그에서도 물론 마찬가지다.



경기에 출전한 잠비아 대표팀의 유니폼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등번호 위에 선수명이 아닌 ‘ZAMBIA’라는 국명이 표시되어있었다. 선수 식별이 등번호로만 가능하다. TV시청자는 다행이지만, 등번호 정보가 없는 관중은 누가 누군지 알 방법이 없다. 돈을 내고 입장한 팬들에겐 엄청난 불친절함이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한국 축구를 상징한다. 그라운드 안팎 모든 곳에서 최고 상품답게 치러져야 한다. FIFA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대표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보호되어야 한다. 이 분야에서 협회는 이미 국내 최고의 운영 능력과 노하우를 갖췄다. 그래서 잠비아전 현장이 더 아쉽다.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국가대표팀 A매치는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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