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범의 칼날 크로스, 최강희호 ‘엣지’ 넣다
입력 : 2012.08.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의 베컴 김형범(28, 대전 시티즌)이 한국 축구대표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4년 만에 A대표로 발탁된 김형범은 15일 잠비아전에서 천부적인 오른발 킥 능력을 과시했다. 4-4-2 포메이션의 우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 동안 수차례 오른발 크로스를 문전으로 보내며 골 찬스를 생산했다. 반대편의 이근호가 빠른 스피드와 투지를 앞세웠다면 그는 부족한 활동량을 극복할 만한 정확한 칼날 크로스로 팀에 기여했다. 16분 페널티 박스 외곽 우측 대각선 지점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이근호의 헤딩 선제골을 도운 것이 결정적이다.

허정무,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시절 A대표팀은 박지성(31, QPR), 이청용(24, 볼턴)이라는 걸출한 측면 미드필더에 의존했다. 두 선수는 4-4-2 또는 4-2-3-1 전형에서 날개 역할을 맡았지만 전통적인 윙어와는 거리가 있었다. 경기 중 아기자기한 패스를 주고받고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공격을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는 박지성의 은퇴와 이청용의 부상 공백에 따라 이근호, 김보경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레바논전에서 4골 3도움을 하며 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둥근 공으로 전쟁을 펼치는 축구에선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법. 같은 스타일의 두 윙어로는 한계가 있다. 부상이라도 당했다간 새의 한쪽 날개가 꺾이는 것과 같은 치명상을 입는다. 김형범은 잠비아전을 통해 ‘플랜 B’의 적임자라는 걸 입증했다. 선발은 아니더라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김신욱, 이동국, 곽태휘의 높이를 이용할 필요가 있을 때, 전술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사용할 카드로 적합하다는 걸 몸소 선보였다. 빠르고 개인기 좋은 윙어보다 활용도가 낮겠지만 발보다 빠른 공의 위력을 앞세운다면 최강희호는 한층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김형범은 “대표팀은 욕심을 낸다고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 소속팀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차분한 소감을 말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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