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돋보기] 수원이 '고무줄'로 서울을 잡은 비결
입력 : 2012.08.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류청 기자= 수원 삼성은 FC서울을 잡는 데 특별한 물건의 도움을 받았다. 바로 고무줄이다.

수원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서울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슈퍼매치’로 불리는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수원은 승점 3점과 함께 자신감까지 얻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수원은 모둔 면에서 서울보다 떨어져 보였다. 순위, 분위기 모두 열세였고, 주전 선수들이 5명이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은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선수들은 팔목에 뭔가를 차고 경기장에 나섰다.

고무줄이었다. 주장 곽희주의 제안으로 얼마 전부터 모두가 사용해 왔다. 스타킹에 끼우거나, 서울 선수들에게 고무줄 총을 쏘라는 것은 아니었다. 곽희주는고무줄의 상징적인 부분을 이용했다. 철학자 못지 않은 성찰을 통해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최재수는 고무줄의 비밀을 밝혔다. 그는 “연패탈출을 위해서 한마음 한 뜻으로 하자는 의미”라며 “고무줄은 한쪽 방향으로 가면 끊어진다. 그것은 조직력이 무너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무조건 같이 가자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원의 고무줄 이론은 서울전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경기 지배력에서 밀리면서 24개의 슈팅을 내줬지만, 수원은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았다. 골대의 도움도 조금 받은 것을 인정하더라도 수원의 조직력은 강했다.

가끔은 조그만 변화가 큰 차이를 가져오기도 한다. 수원의 고무줄 착용도 같은 맥락이다. 변한 것은 고무줄을 팔목에 차고 경기에 나선 것뿐이지만, 선수들의 마음이 변했다. 고무줄 하나는 약하지만 11개는 강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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