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돌풍' 그 이후...“그래도 희망을 쐈다”
입력 : 2012.08.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류청 기자= “밑바닥까지 내려갔었기에 괜찮다”

가장 아쉬운 패배는 0-5 대패가 아니라 한 골 차 패배다. 결과를 바꿀 수 있었는데라는 후회가 길게 남는다.

12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가 스플릿시스템이 가동 즈음에 엄청난 반전을 보여줬던 인천 유나이티드도 같은 유형이다. 인천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까지 잡으며 5연승을 달렸지만, 6연승에 실패하면서 9위가 됐다. 골득실에서 경남FC(인천 -2 /경남 +3)에 뒤지면서 눈물을 흘렸다. 돌풍은 태풍이 되지 못했다.

인천 선수들은 그 후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한바탕 파도가 지나간 후 ‘진짜’ 태풍 볼라벤이 서해를 타고 올라오고 있을 때 인천의 주장 정인환과 전화가 연결됐다. 아쉬운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포기나 좌절과는 다른 확실히 다른 음색이었다.

“허탈하긴 하다. 다른 팀 성적에 관계 없이 이기면 올라가는 건데… 전반전에만 골을 넣을 기회가 세 번 정도 있었다. 그런데 안 들어갔다. 계속해서 경기력도 좋고 느낌도 좋았는데 그날은 살짝 달랐다.”

정인환과 인천 선수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아쉬움 속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봉길 감독도 경기가 끝난 후 “여기까지 온 것도 정말 잘했다”라고 선수들을 다독였고, 팀 내 베테랑들도 후배들을 챙겼다. 분위기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결속력은 더 강해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목요일까지 휴가를 줬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해서다. 인천의 새로운 목표는 9위 수성이다. 정인환은 “선수들에게 놀 때는 놀고 할 때는 하자고 했다. 9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환은 스플릿시스템이 가동 된 이후에도 인천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정말 ‘1승만 했으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라며 “완벽한 기적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희망을 쐈다”라며 힘을 냈다.

태풍의 영향으로 휴가를 받고도 숙소에 머물고 있는 정인환은 29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부모님댁을 방문할 예정이다. 부모님을 찾아 뵙고 새로운 힘을 얻어오겠다는 것이다.

정인환은 8강 진입에 실패한 후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시즌 개막전에 한 인터뷰에서 “8강에 들지 못하면 군대에 가겠다”라고 공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인환은 “트위터를 통해 ‘군대가지 마세요’라는 글들이 올라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물론 정인환의 가장 큰 고민은 인천의 경기력 유지다.

“아직 시간이 있다. 일단 시즌을 잘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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