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곽희주의 '눈물'이 수원을 움직였다
입력 : 2012.10.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인턴기자= 수원을 첫사랑이라고 부르는 남자가 있다. 수원 삼성의 주장 곽희주(31) 얘기다.

곽희주는 2003년에 데뷔해 수원에서만 10년 동안 선수생활을 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에게 수원은 첫사랑이다.그는 11일 저녁 '스포탈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차분한 목소리로 수원을 이야기했다.

“수원은 나에게 첫사랑이다. 모든 것을 이 팀에서 시작했고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이 말을 통해 그가 수원을 얼마나 깊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수원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수원의 경기력과 선수들의 마음가짐 그리고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이유였다.

지난 9월 15일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곽희주는 경기후 잠이 오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달랐다. “선수들이 홈에서 패배 후에도 웃고 떠들더라. 팬들은 실망했고 내자신도 마음이 아팠다. 나도 모르게 참았던 눈물이 났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뛰자고 이야기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뛰자고 말했다.”

매 시즌 우승을 바라보는 수원은 최고의 선수들로 최고의 팀을 만든다. 하지만 개성이 강한 스타플레이어들은 팀에 대한 애정보다 잠시 머물러간다는 생각을 했다. 궂은일을 하는 선수가 없었다. 곽희주는 집과도 같은 수원이 망가지는 것이 싫었다. “선수들끼리 거짓이 많았다. 힘들면 뛰지 않고 서로 도와주지 않았다. 이런 것이 경기력에 반영됐다. 나는 그런 선수들에게 소통을 강조했고 고민을 같이 해결하자고 했다” 주장의 말에 선수들이 달라졌다. 소통이 활발해졌고 팀을 생각했다.

곽희주는 이후 선수들에게 고무줄을 나눠줬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곽희주는 선수들에게 고무줄의 의미를 설명했다. “고무줄은 당기면 계속 당겨진다. 반대로 수원은 당겼을 때 따라오지 않으니깐 결국 끊어지게 된다. 서로를 믿고 따라가야 한다. 그래야 조직력이 살아난다. 고무줄처럼 전체적으로 움직여야 하고 한 사람이라도 쉬면 조직력이 망가진다. 팀 정신을 생각하자” 선수들은 아무 말하지 않고 고무줄을 경기 때 마다 찼다.

수원의 조직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선수들은 작은 이야기라도 서로 전했고 소통의 힘은 결국 전술적으로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이 경기력은 서울과의 ‘슈퍼매치’까지 이어졌다. 수원은 홈팬들 앞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곽희주는 라이벌 서울을 이야기했다. “수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2008년 FC서울과의 결승전이다. 눈 오는 날이었는데 정말 어려운 경기 끝에 승리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이었다. 서울과의 경기는 항상 어렵다. 특히 데얀과 몰리나는 K리그에서 가장 막기 힘든 공격수다. 90분 동안 계속해서 집중해야 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낸다”



수원은 서울전 7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곽희주는 모든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오면 항상 힘이 난다. 팬들이 만들어준 큰 잔치를 즐기고 최선을 다해 경기한다. 이것이 ‘슈퍼매치’ 승리의 원동력이다”

곽희주는 솔선수범하는 유형의 주장이다. 선수들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그는 수원의 목표를 묻자 자신있게 대답했다. “3위를 달리고 있는데 당연히 우승 욕심이 난다. 하지만 그런 목표보다는 팬들에게 지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팬들에게는 매번 죄송하다. 팬들의 큰 함성과 응원에 비해 경기력이 못 따라가는 것 같다. 앞으로는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답게 수원다운 축구를 펼칠 것이다. 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곽희주는 소속팀에서의 활약과 달리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조금 멀었다. 국가대표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내가 정해놓은 모든 꿈들을 이루고 자랑스럽게 국가대표가 되고 싶었다. 그 꿈은 수원이 K리그 최강은 물론 아시아 최강이 되는 것이었다. 아직 미완성이다. 내게는 수원이 가장 중요하다”

수원을 첫사랑이라 부르는 남자, 곽희주. 그의 눈물과 팀에 대한 충성심이 수원을 움직이고 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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