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최강희 뿔났다...''이란 고수부지서 훈련케 해야''
입력 : 2012.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테헤란(이란)] 윤진만 기자= 대한축구협회와 한국 취재진이 속앓이 중이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최종예선 A조 4차전 상대인 이란의 홈 텃세에 혀를 내두른다. 동업자 정신이 결여된 이란축구협회의 안일한 업무 처리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알 아라랏 훈련장의 잔디상태가 좋지 않아 아카데미 훈련장으로 옮기려고 했는데 이란협회 측에서 공사 중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지금 그 곳에선 이란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13일 훈련한 호마 훈련장도 14일 다른 팀의 예약이 되어 있다는 이유로 옮겨야 할 판이다.

출국 전부터 비협조 조짐이 있었다. 출국 3주 전 이란 대사관에 비자 발급을 신청했는데 업무를 담당하는 이란 외무성과 원활한 월드컵 예선을 위해 일을 거들어야 하는 이란 축구협회 모두 ‘세월아 네월아’했다. 선수단은 주이란 대사관의 도움으로 비자 없이 도착 비자를 받는다는 확언을 듣고서야 8일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국가대항전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홈 텃세라 할 수 있다.

불똥은 취재진에게도 튀었다. 선수단의 비자 문제는 양호한 편이었다. 선수단보다 5일 먼저 비자 발급 신청한 취재진은 12일 저녁 11시 55분 테헤란 출국을 앞두고 그날 오후 5시에서야 비자를 받았다. 하마터면 12일 출국하는 취재진 전원이 거액의 수수료를 물고 항공편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이란 외무성, 이란 대사관, 이란 축구협회는 주이란 한국 대사의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국하게 된 이후에도 악재가 계속 이어졌다. 경유를 위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머문 시점에 이란 여행사의 한 직원으로부터 예약을 잡은 한 호텔에서 머물 수 없다는 통보가 전해졌다. 이란 축구협회에서 이란 대표팀이 숙박해야 한다는 이유로 호텔의 소유주인 정부 측에 한국 취재진의 예약 취소를 요청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우여곡절 끝에 다른 호텔에 숙박할 수 있었지만, 다양한 해외 취재 경험을 지닌 기자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최강희 감독은 13일 훈련을 마치고 “이란이 한국 원정을 올 때 한강 고수부지에서 훈련하게 해야 한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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