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 리포트] 아자디 스타디움은 로마 검투장?
입력 : 2012.10.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테헤란(이란)] 윤진만 기자= 이란전이 열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다양한 얼굴을 지녔다.

15일 오후(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을 직접 방문했을 때 노후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1971년 설립된 이 경기장은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 건물 외관은 촌스러움 그 자체였다. 맑은 날씨에도 경기장 주변은 우중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경기장 안에 들어섰을 때 또 한번 놀랐다. 보수 공사로 관중석 1층에는 관람 의자가 설치됐으나 손이 닿지 않은 2~3층 스탠드는 자리의 구분 없는 시멘트 바닥이었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 등장하는 고대 로마 검투장의 관중석 모습과 흡사했다.



경기장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10만 관중이 들어설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2층 관중석을 본 순간 ‘무질서’, ‘밀집’과 같은 단어가 떠올라 10만 명 이상도 가능하겠다는 오싹한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고 아자디 스타디움이 ‘원정팀의 지옥’이라는 별명대로 나쁜 이미지만 가진 것은 아니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보수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기자석은 최신식 의자와 콘센트, 무선 인터넷이 구비되었다. 경기장 양측 벤치 의자도 선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제품으로 구비되어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잔디. 8일 테헤란 입성 후 알 아라랏, 호마, 페이칸 등 훈련지를 전전한 대표팀은 이날 최고 수준의 잔디를 밟았다. 이원재 대한축구협회 홍보팀 국장은 “잔디 관리가 정말 잘 되어있다. 파주 축구대표팀훈련센터(NFC)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훈련장을 빠져 나오는 길. 경기장 조명도 이상 없이 선수들을 비추고 있었다. 월드컵 예선이 열릴 장소로는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10만 이란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만 잘 극복하면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사진=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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