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결승] 황선홍 감독,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좋다''
입력 : 2012.10.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포항] 김동환 기자= 지도자로서 생애 첫 우승컵을 차지한 ‘황새’ 황선홍 감독이 FA컵 우승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경남을 상대로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가졌다. 이 경기에서 포항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박성호의 헤딩골에 힘입어 1-0 극적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은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에게 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우승의 공을 돌렸다.

다음은 황선홍 감독과 가진 인터뷰 내용

- 경기 소감은?
서포터 여러분들께 감사하다. 영광된 자리에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해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에게 감사하다.

- 경기 직후 눈물을 보였는데?
첫 우승이다. 처음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경기에 앞서 내 마음가짐은 ‘우승이 아니면 아무 것도 없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졌다.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던 것 같다. 벤치에서 선수들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 정도로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고맙다.

-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상황이 펼쳐졌다. 조급함이 생겼을 것 같은데, 선수들에게 어떤 주문을 했나?
하프타임에 미드필드에서의 플레이를 주문했다. 선수들이 급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많이 했다. 연장 돌입 후에는 승부차기까지 생각을 했다. 경남이 페널티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몰랐지만, 선수들에게는 ‘내가 다 알고 있다’고 말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주려 노력했다.

- 김대호가 부상으로 교체된 상황의 심정은 어땠나?
풀백에 문제가 생기면 김원일이나 김광석을 내세울 생각을 했다. 아찔했다. 신광훈을 너무 빠르게 투입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위기의 순간이었다고 본다. 다행히 이명주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쳐 고맙다.

- 이명주가 평소 측면 수비에 대한 훈련을 했나?
전혀 하지 않았다.

- 세 차례 도전 끝에 우승을 경험했는데?
경기 중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냉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첫 시작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 이번 우승이 내 지도자 인생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00보, 1000보 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 시즌 중 박성호에 대한 기대와 실망으로 마음고생이 있었는데, 오늘 결승골을 넣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팀에 헌신적인 선수다. 다른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고, 다양한 공격 패턴을 제공하는 선수다. 충분히 역할을 잘 하고 있으며, 더 크게 발전할 선수다.

- 포항 감독 부임시 ‘정도를 걷겠다’고 했다. 본인의 지도철학인데,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강조했나?
축구는 마음이 급해서는 안돼는 것 같다. 오늘도 부족함이 있었다. 조금씩 개선하면 될 것 같다. 이미 수 차례 이야기 했듯, 포항에서의 목표는 ACL 참가와 우승을 통해 세계적인 팀들과 맞붙는 것이다. 앞으로 보완할 점을 잘 찾아 개선하겠다.

- 지도자 생활을 하며 현재까지 변화한 것이 있다면?
기다림을 알게 됐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 중 상황이 좋지 않게 흐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수를 믿고 기다린 것이 발전한 점이라고 본다. 조금 더 노련해지고,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FA컵 우승 뿐만 아니라 리그에서도 성적이 좋다. 터닝 포인트는?
전반기의 포항은 거의 ‘아사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아마도 제로톱으로 변환한 것이 터닝포인트였다고 본다. 공격진에게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고 동시에 경각심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덕분에 후반기에 공격진들이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며 포항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얼마나 좋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좋다. 시상식 중에도 정신이 없었다. 포항스틸러스를 응원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 팬들과 약속했던 ‘철창 세레머니’는 했나?
양복 입고 선수 시절에는 한 번에 철창에 올랐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한 번에 철창에 오를 수 없었다. 다음 우승시에는 더욱 큰 세레머니를 준비하겠다.

- 다음 시즌 ACL을 소화하기 위해 선수단 보강 등 계획이 필요할텐데?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이르다. 하지만 다음 시즌 ACL 도전을 위해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목표한 자리로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ACL에 대한 본인의 열망은 어느 정도인가?
부산에서 지도자생활을 할 때부터 지금까지 ACL의 모든 경기를 봤다. 상당히 도전하고 싶은 대회다. 잘 준비를 하고 싶다. 포항 선수들 역시 경험을 한 대회이기에 목마름을 느끼고 있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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