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준우승’ 경남, 그들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입력 : 2012.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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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포항] 정지훈 인턴기자= 결과는 아쉬웠지만 경남 FC의 노력과 경기력은 박수 받을만했다. 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경기를 펼쳤다.

경남은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포항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경남은 FA컵 우승을 목표로 120분간 혈투를 펼치며 접전을 벌였지만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박성호(30, 포항 스틸러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만난 김병지(42, 경남FC)에게서 그 동안 어려웠던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최악의 여건에서 결승까지 올라왔다. 선수들은 바보가 아니지만 바보처럼 축구만 열심히 했다. 구단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왔다”며 구단의 어려움에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경남은 지난 6월 메인 스폰서 STX가 ‘최근 경기 부진과 경영 악화로 연간 40억원의 후원금을 20억원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의 후원계약 변경을 일방 통보하면서 재정위기에 휩싸였다. 이에 구단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허리띠를 졸라맸다. 당장 경기력과 상관없는 2군 해체에 대한 논의가 나왔고 선수단의 규모도 42명에서 35명까지 줄여야 했다. 최진한 감독은 “프로의 꿈을 안고 구슬땀을 흘리는 내 자식들을 내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남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첫 번째 목표인 스플릿 A리그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경남은 지난 8월 26일 창원에서 열린 K리그 30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 최현연(28)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두고 스필릿 A리그에 합류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의 기억이 남아있는 최현연은 FA컵 결승전이 끝나고 아쉬움이 가득한 채 입을 열었다. 그는 “경기력이 좋았는데 막판 실점으로 우승을 놓쳤다. 너무 아쉽다. 어려운 상황에서 바보처럼 축구만했다. 축구 외에는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다”며 소감을 밝혔다.

경남은 첫 번째 목표를 이루고 올해 마지막 목표인 FA컵 우승에 도전했다. 리그보다는 FA컵에 올인을 선언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구단의 어려운 살림에 FA컵 우승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막대했다. 물론 우승 상금 2억원이라는 표면적인 금액도 있었지만 우승시 해당 팀 연고지의 지방자치단체 및 후원사 등으로부터 보조를 받을 수 있었다. 특히 메인 스폰서인 STX가 지원 규모를 축소한 가운데 우승을 통해 팀의 홍보 효과를 입증할 수 있었다. 또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경우 더 막대한 이익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패배로 결국 경남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바보처럼 축구만했다”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고 자부했다. 과정은 좋았으나 결과가 아쉬웠다. 하지만 선수들은 반대로 말했다. “준우승이라는 결과에 충분히 만족한다. 오히려 여기까지 올라온 과정이 아쉽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우리는 우리의 축구를 했다”

최악의 상황에도 꿈을 위해 달려온 경남의 선수들, 이들이 있어 경남FC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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