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생각지도 못한 참회의 사죄...용서받을까?
입력 : 2012.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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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임의탈퇴 신분의 이천수가 광양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 숙여 참회의 뜻을 전했다. 이천수는 21일 K-리그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린 광양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앞으로도 전남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직접 찾아와 사과"하겠다며 팬들의 용서를 구했다.

이천수의 전격적인 경기장 방문 사과에 대한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이천수의 임의탈퇴 당시의 상황을 누구보다 소상히 경험한 하석주 전남 감독은 "이미 지난 일"이라며 용서할 뜻이 있음을 비쳤고 경기장에서 이천수가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목격한 팬들도 따뜻한 시선과 격려를 보냈다는 것이 현장의 전언이다. 이천수는 지난해에도 임의탈퇴를 선언한 전남 드래곤즈 구단 사무국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천수의 이탈로 상처를 입은 전남팬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천수가 이례적으로 광양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한 것은 무엇보다 본인의 답답한 현실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말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와 계약이 만료된 후 거의 1년 동안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한채 발이 묶여 있었다. J리그와 중국 슈퍼리그의 몇몇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해외에서 활동할 기회는 있었으나 본인이 국내 무대 복귀를 희망해왔기 때문이다. 이천수는 "국내 무대에 복귀하기 위해 해외 클럽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수의 국내 복귀의 족쇄가 되는 임의탈퇴 공시는 지난 2009년 7월 1일 내려졌다. 전남 드래곤즈는 2009년 6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7일 코칭스태프와의 언쟁, 오후 훈련 불참, 감독 지시불이행 등은 물론 선수단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무단 이탈함으로써 이천수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29일부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 요청을 하였다"라고 밝혔다. 당시 이천수는 전남의 뜻과 달리 사우디의 알 나스르로 진출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천수의 사과에 대한 일부 팬들의 우호적인 시선과 코칭 스태프의 전향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천수의 임의탈퇴 공시 철회 여부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2008년 말에도 수원에서 임의탈퇴되었던 전력이 있는데다 그동안 전남의 태도가 완강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전남은 "또 유사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선례를 남겨 향후 K리그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어 국내 프로축구 팬 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판단이라고 설명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남이 "임의탈퇴 선수 공시 철회에 대한 논의는 이천수 선수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여 국내 프로축구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고 이들로부터 용서를 받은 후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데서 일단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이를 다시 해석하면 국내 축구계에 이천수를 용서하자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임의탈퇴 공시 철회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많은 지도자들로부터 그 재능을 인정받아왔던 이천수가 다시 한 번 그라운드에서 그 현란한 발재간과 득점 능력을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편집팀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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