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긴급 축구계 설문] 사과 진정성에 여전히 의구심
입력 : 2012.10.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풍운아’ 이천수의 복귀 논란이 다시 한 번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당시 이천수의 소속팀인 전남 드래곤즈는 "27일 코칭스태프와의 언쟁, 오후 훈련 불참, 감독 지시불이행 등은 물론 선수단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무단 이탈함으로써 이천수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29일부로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 요청을 하였다”고 발표했다.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변한 것은 없다.

여전히 임의탈퇴 신분인 이천수는 지난 21일 전남드래곤즈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펼쳐진 광양축구전용구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천수는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 팬들의 반응은 따뜻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여전히 이천수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진 시선도 많고, 임의탈퇴 철회라는 열쇠를 쥔 전남의 관용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스포탈코리아’가 국내 주요 지도자, 프로 구단 단장 그리고 해설위원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 시점에서 이천수의 K리그 복귀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찬반을 내놓는 대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구동성으로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리고 당사자들간의 해결이 유일한 실마리임을 강조했다.

지도자 3인의 의견
”나는 화해했다. 하지만…” - 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
나와 천수는 화해를 했다. 내가 지금은 다른 팀 감독이라고 해도 완전한 3자는 아니다.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전남과 행정적인 절차가 남은 것으로 아는데, 나는 뭐라 이야기할 게 없다.

“섣부른 판단 힘들다” – 前 국가대표팀 김호 감독
이천수 선수를 맡은 적도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 쉬운 답변은 어렵다. 떠도는 이야기로 선수의 복귀를 말할 수는 없고 사실만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문제는 선수가 구단을 이탈한 것이고 프로 선수는 그러면 안 된다. 이런 문제는 축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축구인으로서 이천수의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프로는 계약과 규정이 있다. 규정과 계약을 어긴 것은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잘 못된 행동이다. 이천수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동정론이나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정확한 사실만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런 상황을 잘 아는 분들이 평가를 해야 한다. 나는 그런 상황과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판단을 하기가 곤란하다.

”K리그에 봉사하는 자세로 복귀해야” - 제주 유나이티드 박경훈 감독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하지만 복귀가 맞다고 본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코치의 입장에서봤던 이천수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 큰 선수였다. 과거는 과거다. 이제 현역으로 뛸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 하루빨리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복귀한다면 고참으로서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주고, K리그에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프로 구단 단장 4인의 의견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 포항 스틸러스 최헌태 단장
제 3자로서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잘 알지 못하기에 복귀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구단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라 외적인 부분에서의 움직임이 보여서 자꾸 관계가 틀어지는 것 같다.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직접 해결을 해야 하는 이천수가 해결을 해줄 수 있는 당사자를 찾아가서 실마리를 풀은 후에야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의견 제시할 입장 아니다” - FC서울 이재하 단장
한 사람의 축구 인생이 달려있는 일이다. 내가 의견을 제시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지금 이천수의 이런 모습이 선수 본인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팬들에게 사과해 해결될 문제 아닌 듯” - 전북 현대 이철근 단장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할 말은 없다. 구단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선수도 동업자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팬들한테 사과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천수는 백의종군의 자세 가져야” - 성남 일화 정철수 사무국장
전남에 먼저 사과하고 동의를 얻은 후 팬들에 사과를 하는 게 순서인 것 같다. 전남 구단과 이천수 사이에는 감정적인 부분이 결부되어 있지 않나. 이천수는 백의종군의 자세, '어떠한 해외구단으로도 이적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보여야 한다.

축구 해설위원 4인의 의견
“선수는 경기장에 있어야” - MBC 스포츠플러스 서형욱 해설위원
속사정이 어떤지는 정확히 몰라 구체적인 판단이나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 하지만 K리그나 한국 축구의 전체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현시점에서 복귀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천수 선수가 2년 정도 선수생활을 못했는데 선수는 경기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천수 본인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려를 해서 뛰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 찬성은 하되 구단과의 해결이 먼저다.

“여론의 흐름에 따라 결정할 일은 아니다” - SBS ESPN 박문성 해설위원
조금 더 공감대가 형성되야 한다. 주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긴 힘들다. 여론의 흐름에 따라 결정될 일은 아니다. 해결의 열쇠는는 전남에서 쥐고 있다. 이천수도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여러 방안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천수는 진정성을, 전남은 관용을” - KBS N 한준희 해설위원
이천수가 사과를 해야 할 대상은 전남 구단과 사건 당시 팀을 이끌던 코칭스태프다. 이들이 이천수가 하는 사과의 진정성을 느낄 때 가능할 것이다. 현재까지 사과를 받는 주체가 그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천수의 진정성이 통하면 문제가 풀릴 것이다. 사실 외부에서는 구체적인 상황을 잘 알기 힘들다. 당사자들이 풀어야 한다. 난관도 있겠지만 헤쳐나가는 것,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역시 그들의 몫이다. 이천수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전제로 당사자도 관용을 베풀 때 복귀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규정에 문제 없다면 복귀 찬성” - KBS N 김대길 해설위원
전남과의 계약관계가 있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곤란하다. 프로로서 계약을 어기게 되면 다른 선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문제가 된다. 선수라면 규정을 지켜야 한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하고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개인적으로는 복귀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선수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반성도 했을 것이고 자숙도 했을 것이다. 규정상 힘들겠지만 선수한테 규정에 문제가 없다면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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