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트트릭 사양(?)한 이진호, “사실 대인배 아냐”
입력 : 2012.11.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진호, 욕심 부려서 미안해!”

28일 대구-대전전이 4-1 승리로 끝나고, 대구FC 외인 공격수 마테우스는 이진호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와 사과의 말을 건넸다. 후반 18분 페널티킥 실축에 대한 사과였다. 모아시르 감독이 지정한 페널티킥 키커 후보에 없던 마테우스는 자신이 골문 앞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차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홈런’을 날렸다. 키커 1순위였던 이진호가 성공했다면 해트트릭(3골)을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미안한 감정이 더 컸다. 하지만 이진호는 ‘대인배’였다. “괜찮다. 수고했다”고 웃으며 미안해하는 마테우스의 어깨를 툭툭 쳤다. ‘스포탈코리아’는 31일 진짜 아쉬움은 없는 지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 기회인지라 아쉬움이 컸을 것 같다.
공격수라면 당연히 골 욕심을 내야 한다. 그러나 당시 경기가 기운 상황이었고 해트트릭을 한다고 해서 큰 의미는 없었다. 감독님도 괜찮다고 독려하는 데 내가 거기서 분위기를 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테우스가 욕심 부려서 미안하다고 다가오는데 괜찮다고 했다.

- 다시 한번 묻겠다. 아쉽지 않나.
그렇다니까.(웃음) 감독님이 정해준 페널티킥 키커가 나와 (황)일수 순이다. 마테우스는 연습 때도 차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그 상황에서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오히려 실축하지 않고 기회를 준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0주년 경기에서 크게 이겼고, 두 골도 넣었으니 좋은 게 좋은거다.

- 대구 구단의 ‘대인배’답다.
대인배까지는 아니고. 나는 다른 것보다 팀 분위기를 깨는 걸 싫어한다. 누가 차든 팀이 이기면 되는 거 아닌가. 마테우스도 (최근 팀 기여도가 적어서) 욕심이 났을 것이다. 동료로서 이해한다.

- 최근 몸놀림이 가볍다. 부상은 완전히 떨쳐낸 건가?
몸 상태가 매우 좋다. 종종 등이 아팠는데, 체중을 4kg 빼고 나서부터는 괜찮더라. 진작 뺄 걸 그랬다.(웃음)

- 대구의 현 상황은 잔잔한 호수같다. 올라갈 데도 내려갈 데도 없다.
많은 분들이 그렇다고 느끼지만, 선수단 내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우리도 그룹B 선두인 9위 인천을 따라잡고자하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선수들의 수당 문제도 있고, 올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감독님께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신다.

- 남은 시즌도 선전을 기원한다.
다음 경기(11월 4일 전남전)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고, 11일 11일 상주전은 몰수 경기이기 때문에 2주를 쉰다. 살짝 눈치가 보이는데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인터뷰=윤진만 기자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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