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주, 여자축구 발전 외면...협회에 쓴소리
입력 : 2012.1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인턴기자= 대한민국 여성 최초 국제 심판이자 을지대 교수 임은주씨(46)가 여자축구에 쓴소리를 날렸다.

임은주 교수는 2일 ‘스포탈코리아’와 만난 자리에서 “여자 축구 해체 위기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도미노처럼 많은 팀들이 쓰러질 것이다. 협회를 비롯한 축구 인들이 자성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 축구의 위기다. 최근 실업팀 충남일화가 갑작스런 해체를 발표했고 수원 FMC는 해체 결정을 일단 철회했지만 ‘시한부 운영’을 하고 있다. 이에 임은주 교수는 “여자 축구팀의 해체위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나왔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미 예견된 위기에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국 여자 축구가 국제경기에 참가한지도 올해로 22년이 되었고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기간 동안 한국은 2003년에 여자 월드컵에 참가했고 2010년에는 ‘U-17 FIFA 월드컵’ 우승과 ‘U-20 FIFA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결과물을 창출했다. 하지만 한국 여자 축구는 세계적으로 성장할 두 번의 기회를 놓쳤고 역주행했다.

임은주 교수는 이런 상황에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2010년의 성공으로 여자 축구를 위해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하지만 해체위기에 있는 기존 팀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실업팀을 창단하는데 비용을 투입했다. 당시 영진 전문대를 시작으로 해체위기에 있는 팀들은 협회의 팀 창단을 보며 얼마나 큰 자괴감이 빠졌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지만 협회와 연맹은 실업팀의 양적 팽창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임 교수는 위기의 여자 축구를 위해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그녀는 “여자 축구는 조금만 투자하면 바로 성적이 나오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바로 성적이 떨어진다. 지금까지는 성공에 취해 두번의 기회를 놓쳤고 단기적인 투자만을 감행했다. 눈 앞에 있는 성공보다는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마련해야 하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여자축구연맹이 따로 있는 만큼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축구협회도 여자축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은주 교수는 “얼마전에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2012 U-17 FIFA 여자 월드컵’에 다녀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챔피언 한국이 왜 나오지 못하는지 질문을 받았다. 정말 답답했다. 불과 2년만에 우승팀에서 아시아 예선도 통과하지 못하는 팀이 된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사태에 대해 협회와 연맹이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다. 결국 여자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 본질적인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이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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