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리포트] AFC 시상식은 한국판...홍명보 취재요청 쇄도
입력 : 2012.1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류청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다섯 번 코리아가 울려 퍼졌다.

29일 저녁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축구상 시상식’에서 한국은 5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냈다. 총 7개 부문에 후보를 내 이 중 5개 부문을 차지한 것이다. 시상식 분위기는 뜨거웠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한국이 상을 휩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예상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후보자들은 모두 밝은 모습이었다. 후보자 중에 가장 연장자인 울산 현대 김호곤 감독부터 가장 젊은 김경미 부심까지 모두 말쑥하게 차려 입고 시상식 전에 열린 가벼운 파티를 즐겼다. 이근호와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여기저기서 취재 요청이 쇄도했다. 한 외신 기자는 기자에게 이근호의 통역을 요청했을 정도였다.

현지 시간(한국 보다 한 시간 느림)으로 저녁 9시 22분 울산 현대가 올해의 클럽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올림픽대표팀이 올해의 남자 국가대표팀상을 받았고, 김호곤 감독이 올해의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대미를 장식한 것은 시상식의 꽃인 올해의 선수상이었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이 상의 주인공이 이근호로 밝혀지면서 한국은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이근호는 서아시아 축구의 대표격인 알리 카리미와 떠오르는 중국 축구를 상징하는 정즈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근호가 멋쩍은 듯 시상대로 올라가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발표할 때는 모든 이의 이목이 한 곳으로 몰렸다. 그는 영어로 또박또박 “무엇보다도 나를 뽑아준 AFC에 감사한다. 그리고 울산 선수들에게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좋은 결과가 나오자 수상자들간에 덕담도 이어졌다. 이근호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회장에게 기념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조 회장은 “내가 더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21년 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이근호가 너무 좋은 활약을 펼쳐서 아무도 이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아시아 축구 최고의 축제장은 한국으로 시작해 한국으로 끝났다. AFC에 소속된 46개 나라가 모두 참석하는 시상식에서 주인공은 단 하나였다. 바로 한국이다. 한국은 2012년을 통째로 가져왔다. 11월 말의 쿠알라룸푸르는 우기로 후텁지근했지만, 한국 축구만은 산뜻하게 빛났다.

장지롱 AFC회장은 "모두에게 기억될만한 밤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은 한국을 기억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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