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시아 NO.1’ 이근호, “믿기지 않을 만큼 기분 좋아”
입력 : 2012.11.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 류청 기자= 2012년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 선수가 된 이근호(27, 울산)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이근호는 29일 말레이시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축구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올해의 선수상은 모든 시상식의 마지막에 자리할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상을 받은 이근호는 자타공인 2012년에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됐다. 분데스리가에도 진출했었던 시대를 풍미했던 알리 카리미(이란)와 중국 최고의 선수 정즈를 제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상과 인연이 없었다가 2012년에만 AFC챔피언스리그(ACL) MVP와 AFC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이근호는 조금 얼떨떨해 보였다.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었는데 얼굴은 약간 어색해 보였다. 너무 큰 기쁨들이 한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근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태어나서 시상식 중에서 가장 큰 시상식이었고, 받은 가장 큰 상이다”라며 “21년 만이라고 하니까 더 기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라며 “사실 내가 이 상을 받는 게 맞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했다. 이어 “ACL에서 MVP를 받은 게 프로에서의 첫 번째 수상이었다. 당시에도 얼떨떨했었다”라며 웃었다.

이근호는 겸손했다. 그는 “우선은 울산이 ACL에서 우승한 게 가장 큰 것 같다”라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폭발력 있는 모습, 활동량 많고 빨랐기에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수상 이유를 밝혔다.

이번 수상은 아픔을 딛고 일어난 결과였다. 이근호는 승승장구 하다가 2010년에 아주 큰 시련을 겪었었다. 유럽 진출을 거의 확정 지었다가 좌절했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예선전에서는 황태자라 불렸었다.

이근호는 “돌이켜보면 너무 아팠는데 지나고 보니까 별게 아니다. 그게 계기가 돼서 더 강해진 것 같다.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피해갈 수 없는 질문에도 담담하게 답했다. 이근호는 정점에 오른 시점에 입대를 해야 한다. 오는12월 17일에 입대한다. 그는 외신기자들에게도 질문을 많이 받았다. 조금 민감한 질문이었지만, 이근호는 대답을 미루지 않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너무 아쉽지만, 군대 가기로 마음 먹은 시기가 며칠 전이 아니라 일년 전이었기에 괜찮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쉬움이 엄청 크지는 않다. 2014년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시기지만, 출전에 대해서도 마음을 비웠다. 지금 좋다고 해도 그 때 좋다는 보장이 없다.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이근호는 최고의 순간에 자신을 지지해준 가족과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생각난다. 힘들 때 항상 함께 했었다”라며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던 하대성(서울)과 백종환(강원), 김승용(울산)도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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