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내년에는 K리그 감독 교체 더 심할 것”
입력 : 2012.12.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김호(68) 전 감독이 K리그 지도자들의 잦은 교체에 우려와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호 감독은 올해 들어 10개 구단의 감독이 교체된 것에 대해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예측했다. 지금 상황을 놓고 보면 내년에는 더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인천·전남·강원은 시즌 중 감독을 교체했고 시즌 후에는 전북·수원·부산·성남·대구·대전·광주가 뒤따랐다.

김호 감독은 “지금 축구계에선 지도자들이 마음 놓고 지도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지도자 잔혹사’가 일어난 원인으로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 방식을 꼽았다. 경험 없는 초보 감독들의 무모한 도전도 지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좋은 지도자가 축구의 질 높여
김호 감독은 우선 구단을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그는 “감독이 자신의 팀을 만들려면 5년이 필요하다. 나도 1995년 수원을 맡아 5년째 되던 1999년 빛이 발했다”며 “그러나 일부 구단은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지도자를 쓰려고 도중에 감독을 교체한다. 지도자들이 마음 놓고 지도할 만한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뭐가 잘못됐는지를 판단하기 전에 지도자를 떨어트린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그러면서 “좋은 지도자가 축구의 질을 높인다. 앞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분들은 한국 축구의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후배들아, 단계를 밟아라
그는 무조건적으로 구단을 비난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2~3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임되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은 후배 지도자들의 안일한 생각과 능력 부족도 한 몫 한다고 진단했다. “나는 고등학교, 실업팀, 프로팀, 대표팀 지도자를 차례로 경험했다. 지금 지도자를 보면 너무 쉽게 프로 감독이 되려고 한다. 10년 이상의 연륜이 쌓여야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연륜을 쌓은 지도자는 책에 나오지 않은 걸 실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대처법, 선수단 관리 등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감독들이 프로 감독 데뷔 초기에 실패해 상처를 받으면 치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계를 거쳐 프로 사령탑 자리에 오르길 권유했다.

사진=이연수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