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의 노마지지(老馬之智) 박경호 선생의 훈수
입력 : 2013.01.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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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덕기기자= "지도자이면서 교육자가 되어라."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사자성어가 있다.경험을 해봐야만 갖출 수 있다는 사자성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 감독(71)이 여전한 지도력을 갖춘 것도, 풀 스콜스(39)가 여전히 중원을 지휘하는 것도 그들만의 노마지기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은 한국전쟁의 흔에서 갓 벗어난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안컵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당시 주역 중 한 명인 박경호(82) 선생이 자신의 축구 인생 70을 돌아보며, 후배 지도자들에게 주는 조언을 담은 '83노인의 축구이야기'라는 책을 펴냈다.

지도자들이 휴대하고 다니며 읽을 수 있도록 작은 사이즈에 190페이지로 된 '83세노인의 축구이야기는'는 노장은 사라질 뿐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가격표는 5,000원으로 돼 있으나 축구계 후배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은 선배 축구인들이 꿈꾸던 일이어서 감회가 새롭다”는 박경호 선생은 “축구밖에 모르며 평생을 살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생각하면서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어 책을 남긴다”고 밝혔다.

31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6·25 때 서울로 내려온 박경호선생은 경신중학교(6년제)와 경희대를 나왔다. 홍콩 아시안컵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이후 7년 동안 대표팀을 지킨 국가대표 1세대다. 생존하는 국가대표 출신 가운데 최고령이다.

박경호 선생은 “지도자는 고독한 자리다. 덕장이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좋은 지도자가 되는 34가지 방법을 담았다. 따뜻한 조언만 담진 않았다. 축구 행정을 두곤 호되게 비판했다. “한국 축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공 차는 기술만 늘었다. 행정과 문화는 한치의 발전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5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축구인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회장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훈수를 아꼈다.

박경호 선생은 부인 김점생씨와 함께 경기도 양주에서 자신이 다니는 예향교회와 집을 오가며 신앙생활과 축구관련 글을 집필하고 있다.

박경호 선생의 '83세 노인의 축구 이야기'와 관련된 글은 F& 1월호에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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