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근 감독, “부천을 축구도시로 만들겠다”
입력 : 2013.0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제주] 김성진 기자= 올해 8개 팀으로 출범하는 K리그(2부리그)에 대한 관심이 크다. 프로축구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2부리그가 시행되고, 참가하는 8개 팀들의 사연도 K리그의 흥미를 유발한다. 그 중 부천FC1995의 스토리는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다.

2006년 2월 부천시를 연고로 한 부천 SK가 제주로 연고이전 했다. 부천 팬들은 연고이전에 강렬히 항의하는 한편 자생적으로 축구팀을 만들었다. 그것이 부천이다. 부천은 2008년 창단돼 3부리그격인 챌린저스리그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부천시의회의 조례안 통과로 프로화가 이루어졌다.

부천은 이달 초부터 제주에서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부천을 지휘하고 있는 곽경근 감독은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게 조련 중이다.

그는 3년 뒤인 2015년 K리그 우승으로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바라보고 있었다. 3년의 긴 로드맵을 세워 하나씩 목표에 다가가겠다는 생각이었다.

”부천을 축구도시로 만들겠다”
곽경근 감독은 만나자마자 걱정스러운 표정부터 지었다. 26일 제주 유나이티드 클럽하우스에 갖는 제주와의 연습경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다. 선수들에게 1부리그 팀이 어떤 실력인지 느끼게 하려고 연습경기를 주선했는데 의도와 다르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내신다”고 말했다.

연고이전에 따른 부천과 제주의 특수한 관계 덕에 가벼운 연습경기가 주목 받는 프리시즌매치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 부천시에서의 관심도 대단하다. 이 경기를 보러 김만수 부천시장과 부천시의원 10명, 부천 서포터스가 연습장을 찾을 예정이다. 인터넷 중계도 예정되어 있다. 곽경근 감독은 “내게 부담이 되는 경기”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그는 “우리가 제주를 알아야 나중에 제주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했다.

연습경기 덕에 주목을 받았지만 그는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부천이라는 팀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2부리그에 참가하는 다른 팀들은 기존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는 새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아직 60% 정도 완성됐을 만큼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다. 선수들 사이의 경쟁심을 유발해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며 팀을 다지는데 온 신경을 모았다.

그리고 부천을 키워 부천시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부천시가 문화, 예술로 유명하지만 스포츠는 그렇지 않다. 1년 내내 부천시를 알릴 수 있는 것은 축구다. ‘축구도시 부천’을 만들고 싶다. 언제나 팬들이 부천을 응원하러 가는 문화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1부리그 무대를 밟겠다”
2부리그의 관심 중 하나는 1부리그로의 승격이다. 부천도 1부리그 승격이 목표다. 그러나 내년에 승격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곽경근 감독은 팀이 정상궤도에 오를 2015년을 승격 도전의 적기로 보았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그러나 올해는 중위권 성적이면 성공이라 본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3년을 잡고 있다. 최소 2015년 2부리그 우승이 목표다”라고 2015년을 정상 도전의 시기로 꼽았다.

그 이유는 선수들의 경기력이 3년 뒤에 최고조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 선수들이 3년 뒤면 26~28세가 된다. 몸과 실력이 가장 좋을 때다. 올해와 내년, 미흡한 것을 보완해 2015년에 우승에 도전하고 2016년에는 승격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해야 한다. 곽경근 감독은 이와 함께 프로 정신도 강조했다. 선수들이 아직 프로선수로서의 경험이 없기에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강조한다고 전했다. “아직 선수들이 프로 정신이 미흡하다. 상대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설렁설렁 뛴다. 프로가 상대를 구분하면서 뛰는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가 상대를 약하다고 생각하면 상대는 강하다”는 말로 느슨해질 수 있는 정신을 바로잡는다고 덧붙였다.



”니포 축구에 빠른 템포 가미하겠다”
곽경근 감독은 부천 상동 출신으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부천 SK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은퇴 후 부천의 초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메이드 인 부천’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게다가 그는 니포 축구의 후계자 중 한 명이다. 1998년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지도 아래 조직적이며 패스를 중시하는 축구를 배웠다. 그가 지금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축구도 니포 축구에 기반한다. 미드필드에서의 패스 위주 플레이와 침투 그리고 조직적인 움직임에 빠른 템포를 가미한 것이다.

사실 그는 지난해에도 이를 하려고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챌린저스리그 때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다. 1주일에 화, 목 2일만 훈련 할 수 있었다. 훈련을 고사하고 주말에 경기 나가는 몸을 만들기 급급했다”고 밝힌 뒤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유망주들을 통해 자신이 그리는 축구를 하나씩 만든다고 전했다.

곽경근 감독은 “빠른 템포를 유지하려면 줄기차게 뛰어야 한다. 여기에 공격적이고 정확한 패스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연습경기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패스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자신이 원하는 움직임을 조금씩 펼치는 것에 만족하며 더욱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경기장에서 니포 축구의 새로운 변형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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