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당성증감독, ''관중 없는 축구 존재 의미 없어''
입력 : 2013.0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나뭇가지를 꺾는 가장 강한 힘은 바람이 아니라 소복이 쌓이는 눈이다. 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는 의미다. 대구FC 당성증 감독은 프로감독을 맡은 첫 해지만 19년동안 스카우트와 코치 생활로 탄탄한 내실을 갖춘 지도자다. 카리스마 대신 소통과 믿음으로 강한 대구를 꿈꾸고 있는 당성증 감독을 ‘스포탈코리아’가 서면으로 만났다. 지난 11일부터 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중인 그는 일선에서의 오랜 지도자 생활에서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마케팅을 통해 지도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 프로축구의 활로 모색에 방법이 있나.
관중이 없는 축구는 존재의미가 없다. 관중을 모으는 것은 일종의 마케팅 전략에 속하는 것인데 감독의 역할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감독의 주업무는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준비하고 관중에게 승리를 선사하는 일이지만 이 모든 과정이 구단의 마케팅 업무와 조율되어야 한다. 마케팅 업무가 구단의 마케팅 부서만의 일이라는 인식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감독은 경영조직에서 Top Management Zone에 있는 경영자 중의 한사람이라는 것에 자신은 물론 구단 사무국도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 지난 해 실시한 스플릿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스플릿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구단과 그렇지 못한 구단으로 나누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결국 원하든 원치 않든 기업구단과 시·도민구단으로 구분될 공산이 크다. 프로는 투자를 통해 그 성과를 보장 받는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주어진 여건에서 어 떻게 프로축구발전에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시·도민구단의 지도자들이 해 야 할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스플릿 시스템에 대한 평가는 내가 할 일이 아니다.

- 우리나라 지도자에 대한 의견은.
과거 프로축구 1세대 감독들이 기초를 놓았다면, 당연히 후배 감독들은 한걸음 앞으로 나가 발전된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 축구선진국을 다니며 각종 교육·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외국 지도자를 만나 보았지만 결코 국내 지도자의 자질이나 능력이 뒤지지 않는다. 단지 지도자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 보따리를 풀어 지식 전달체계를 개방하고 선수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축구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다.

- 관중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영국에 갔을 때 일이다. 마침 민박집에 머물고 있었는데 한국인 투숙객 중 한 분이 맨유(Manchester United) 경기 티켓 40만 원짜리를 30만 원에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했다며 횡재했다고 말씀하는 것을 들었다. 그분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고마웠으나 그분이 국내에서는 어떤 관중일까 하고 잠시 쓸데없는 걱정을 해 보았다. 그분의 축구에 대한 열정이 국내에서도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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