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놈' 이명주, “나보다 더 센 놈 나와라”
입력 : 2013.02.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기자= “더 센 팀은 없어요?”
이명주(23·포항 스틸러스)가 선수지원팀의 임정민 대리에게 물었다. 지난 2일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중 치른 FC 포곤(폴란드)과의 친선경기에서 4-0으로 크게 이긴 뒤였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명주의 당돌한 발언을 전해 듣고 “허허” 웃었다. 젊은 선수다운 패기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2012 프로축구 K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이명주의 눈빛이 달라졌다. 첫 해외 전지훈련을 소화하며 자신감이 부쩍 늘었다. 그는 크로아티아 1부 리그 우승팀 디나모 자그레브와의 친선경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했다. “경기 전 악수를 했는데, 덩치가 큰 상대 선수들이 우릴 깔본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당연히 기분이 나빴죠. 우리가 2-1로 이기자 그 친구들 표정이 안 좋더군요. 자존심이 상한 거죠. 정말 통쾌했어요.”

이명주는 유럽 팀과 처음으로 맞붙어 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유럽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조금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해 보니 힘은 좋았지만 실력은 우리만 못했어요. 해외 전지훈련은 이번이 처음인데, 좋은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이명주는 6일 지난 시즌 세르비아 1부 리그 3위 팀인 FK 야고디나와의 연습경기에도 선발 출장해 체구가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결과는 0-0 무승부. 이날 황선홍 감독은 공격 조합을 찾기 위해 주전과 백업 멤버를 섞어 출전시켰다. 이 경기를 지켜본 터키 클럽의 한 에이전트는 29번(이명주의 등번호) 선수가 누구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명주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강한 체력과 안정적인 볼 컨트롤 그리고 넓은 시야를 자랑하는 이명주는 날카로운 슈팅력으로 공격에서도 빛을 발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번 시즌 이명주의 활용법에 대해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슈팅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공격 자원으로 돌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포항 유소년 시스템 출신인 이명주는 지난해 포항에 입단했다. 그는 지난 시즌 35경기에 출전해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포항이 K리그 3위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명주는 다부진 목소리로 이번 시즌 목표를 밝혔다. “팀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클럽월드컵에 진출하고, K리그 상위권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격 포인트를 15개 정도 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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