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김도훈, 4년만에 강원서 다시 뭉쳤다
입력 : 2013.0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김성민기자=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아는’ 김학범 감독과 김도훈 코치가 4년 만에 프로축구 강원FC에서 다시 뭉쳤다.

김 감독과 김 코치는 프로축구 성남 일화에서 7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김학범 감독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1년간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성남을 이끄는 동안 김도훈 코치는 2003년부터 3년간 선수로 뛰었고 2005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에는 수석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했다.

이들은 성남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2003년과 2006년 K리그 우승, 200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07년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전 준우승 등을 합작하며 팀의 전성기를 빛냈다.

김 감독이 성남 사령탑에서 물러나 지도자 연수와 중국 허난에서의 지도자 생활 등으로 국내 무대를 떠나 있던 4년간 엇갈렸던 인연이 강원에서 다시 이어졌다. 지난해 7월 강원 사령탑에 부임하며 K리그에 복귀한 김학범 감독이 지난해 말 성남의 성적 부진으로 코치진 전원이 해임되면서 갈 곳을 잃은 김도훈 코치를 불러들였다.

김 코치도 옛 스승의 부름에 오래 망설이지 않고 응했다. 성남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다가 강원에서는 김학범 감독과 김형열 수석코치를 보좌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직급'이 낮아지게 됐지만 개의치 않았다. 브라질로 지도자 연수를 떠나려고 마음먹기도 했지만 지도자 입문 과정에서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던 김 감독의 존재가 김도훈 코치의 발길을 강원으로 돌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풀러턴에서 전지훈련중인 김도훈 코치는 "다른 팀에서 제안을 받았더라도 감독님이 계신 강원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님과 함께하며 앞으로 지도자 생활에 꼭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며 "나 역시 코치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보다는 김 감독님을 더 잘 보좌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강원 합류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코치는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선수를 키워내는 노하우를 전수받으면서 도민구단인 강원의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도전에도 성공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그는 "김 감독님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뒷받침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다. 특히 선수를 보는 눈, 선수를 끌어주고 만들어가는 능력을 배우려고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과 성남 등 사정이 넉넉한 구단에서만 있다가 강원에 왔는데 선수층이 얇긴 해도 기본적인 여건과 열정은 충분하다"며 "경험 많은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준다면 아시아축구연맹(AFC) 출전권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학범 감독도 이런 제자를 든든해했다. 그는 "김 코치는 아마 내 눈빛만 봐도 다 알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 코치가 현역 시절 스타 공격수로서의 '존재감'만으로도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그런 김 코치가 몸을 낮추고 있다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최근까지 K리그 최다 득점(114골)과 한시즌 최다골(28골·2003년) 기록을 보유했고 2003년에는 최초로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차지하는 등 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김 코치가 열악한 도민구단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이 선수들에게 더 큰 자극이 될 거라는 얘기다.

김학범 감독은 "김 코치가 뭔가 해보려는 의지가 있으니 정상급 팀에서 수석코치를 하다 하위권 팀에 와서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모습을 보면 선수들이 받아들이는 자세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김도훈 효과'를 기대했다.

사진=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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