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의 더러운 축구, 파이터로 변신한 기성용
입력 : 2013.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서울월드컵경기장] 정지훈 기자= 기성용(24, 스완지 시티)이 달콤한 열애설의 주인공에서 파이터로 변신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3만 7천여 명의 팬들의 함성 소리 대신 야유 소리로 가득 찼다. 이유는 간단했다. ‘명불허전’ 카타르의 더러운 침대 축구 때문이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점 3점을 획득했지만 경기막판 10분은 악몽이었다.

축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카타르 선수들은 조금만 스쳐도 누워 버렸고 걸칫하면 싸움을 걸어 한국 선수들을 도발했다. 팬들의 야유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관중 매너라면 빠지지 않는 팬들도 오죽하면 물병을 던지며 항의했다.

카타르 선수들에게는 승리의 의지가 없었다. 전반 11분 이근호의 문전 쇄도 과정 중에 카타르 골키퍼와 약간의 접촉이 있었다. 그러나 카셈 부르한 골키퍼는 그라운드에 누웠고 기절한 척을 하며 시간을 지체했다. 적반하장의 카타르 선수들은 이근호를 밀치며 툭하면 시비를 걸었다.

더러운 축구의 종합세트였다. 카타르는 침대축구와 거친 몸싸움을 간간히 섞어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해결사 기성용이 있었다. 지난 여름 런던 올림픽에서 스위스 선수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카리스마는 여전했다.

후반 40분 기성용이 폭발했다. 이전에도 기성용의 심기를 건드렸던 카타르가 제대로 걸렸다.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 중 거친 파울을 당하며 카타르 선수와 엉겨 붙었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로 기성용이 달려갔다. 카타르 선수들이 많이 있었지만 기성용은 선수들을 밀치며 일당백의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손흥민을 보호했다.

이런 기성용의 투지가 통했을까.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고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더 가까워졌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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