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이동국, 日축구 심장 찌른 ‘산책 세리머니’
입력 : 2013.04.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렸던 도쿄국립경기장은 1990년대까지 일본 축구의 심장으로 불렸다. 각종 국제대회가 열렸고 한일전 등 중요한 A매치도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치러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에는 일본 축구의 심장이 바뀌었다. 바로 6만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다. 월드컵 이후 일본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 등 중요한 A매치를 이곳에서 열고 있다.

그런데 이 일본 축구의 심장을 두 한국 선수가 인정사정보지 않고 찔렀다. 바로 박지성(31, 퀸즈 파크 레인저스)과 이동국(34, 전북)이다.

박지성은 2010년 5월 24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한일전에 나서 2-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박지성은 전반 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예리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그리고 골대 뒤에 운집한 수많은 울트라 닛폰을 바라보며 조깅하듯 뛰었다. 그 유명한 ‘산책 세리머니’였다.

이때의 한일전은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을 겸해 열렸다. 박지성은 이 세리머니로 한국 축구의 힘을 과시하며 일본의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3년 뒤인 지난 3일에는 이동국이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우라와 레즈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19분 에닝요의 프리킥을 문전에서 헤딩슛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2-1 역전골을 터뜨린 그는 그대로 골대 뒤를 지키던 우라와 보이즈 앞을 지나가는 세리머니를 했다.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를 같은 장소에서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경기에서 재현했다.

한국 축구의 강한 힘을 느낀 듯 이동국의 산책 세리머니가 나오자 경기장을 찾은 2만 2,000여 우라와 팬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3년 전의 희열을 다시 느낀 통쾌한 순간이었다.


사진=산책 세리머니 펼친 박지성과 이동국 ⓒ스포탈코리아, 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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